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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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2대 총선이 열흘 남았다. 사전 투표일도 닷새 전이다. 여론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이 무렵의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 결과와 엇비슷하다고 전망한다. 선거 운동 기간 중 여야 각 당이 자체 여론조사를 할 수는 있으나 결과를 발표할 수는 없다. 각 정당만 자기들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유권자들은 선거 운동 기간 중의 여론 추이를 알 수 없다. 이 기간에는 여론 추이를 알 수 없는 깜깜이 세상이 된다.지난 3월 28일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범야권의 큰 승리가 예상된다. 어쩌면 21대 총선 때보다 범야권 의석수가 개헌선을 넘겨 압승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돈다. 야당 후보들이나 지도부 인사들은 그런 자신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세 중에 대통령 탄핵과 대통령 임기 단축과 하야를 공공연히 말한다. 선거 승리를 확신하니까 드러내는 속내이다.이에 반하여 여당 측은 과반의석은커녕 호헌 의석 확보도 어렵다고 한다. 지난 2월에만 해도 여당의 과반의석도 가능하다더니 야당의 프레임에 걸린 사소한 실수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여 민심이 등 돌린 탓이란다. 선거 결과 예측에서 여당에 희망적인 것이 하나도 보이지 않으니 어쩌면 야당이 개헌선을 넘기는 대승을 거둘 수도 있을 거 같다.#2. 만약 4·10 선거에서 여당이 호헌 의석조차 얻지 못하는 결과로 끝난다면 대한민국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에 부닥쳐질 수 있어서 미래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21대 국회에서 180석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에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국정을 펼 수 없었다. 만약 22대 국회에서 야당이 개헌선 의석까지 얻는다면 윤석열 정부는 거대 야당의 입법부에 휘둘리고 대통령이 탄핵당할 처지로 전락하는 식물 정권이 될 수 있다. 탄핵을 면하더라도 아무 일도 못 하고 겨우 임기나 채울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가 속절없이 이런 상황으로 가도록 내버려 둬야 하나?만약 야당이 예상처럼 총선에서 압승한다면 걱정되는 일이 많다. 문재인 정권 때 국가 기간 산업에 큰 내상을 입혔던 탈원전 정책이 국회에서 되살아놔서 세계 일류의 한국 원전 생태계가 완전히 붕괴할 수 있다. 국민의 안보 우려를 증폭시키고 한미 안보협력을 악화시켰던 친중 종북 정책이 되살아나서 중국과 북한에 크게 휘둘리고 조리돌림당할 수도 있다.부동산에 대한 왜곡된 시각으로 서민들 내 집 마련을 더 힘들게 하고 집값 폭등을 초래했던 부동산 관련 정책이 되살아나서 종부세가 다시 강화되어 달랑 집 한 채 가진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이 되살아나면 자영업자들의 삶이 더 고달파질 수 있다.#3. 연초부터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다큐 영화 ‘건국 전쟁’이 건국과 부국의 과정에서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 정치체제의 우월성을 시민들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영화를 본 시민들이 가졌던 체제에 대한 우월적 자신감과 영화를 보면서 마음속에서 끓어올랐던 시민들의 애국충정이 선거 앞에서 무너질까 두렵다.또 여론의 추이가 여당에 불리하다고 우파 시민들이 기대를 접고 투표를 포기하지 않을까 두렵다. 그런 나약함은 건국 후 70여 년간 국민이 힘 모아 이룩한 오늘의 풍요로운 대한민국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어리석음과 다름이 아니다.윤 대통령이 감성 정치보단 뚝심 정치로 국정을 운영한 탓에 대통령 지지도가 낮았다. 나라가 가야 하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지만, 융통성 없고 고집스러운 국정 수행에 국민이 화가 많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총선에서 엇비슷한 의석을 나누어 주어 국회가 견제와 균형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정상화 기적이 일어나길 필자는 소망한다.선거 10일 전 여론조사 결과가 매우 비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수록 자유 우파 시민들은 투표하기를 포기하면 안 된다. 더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가서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밀알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만들어진 나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