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재단·시민과 함께하는 재단·성과중심 재단으로 조직 개편 준비 중”“‘2023 공예비엔날레’ 익숙함서 오는 진부함 개선 역점”“동부창고 시민·예술교육 앵커화…연중 ‘문화의 불씨’ 지필 것”
  • ▲ 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대표.ⓒ청주문화재단
    ▲ 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대표.ⓒ청주문화재단
    충북 청주 시민들은 지난해 11월 1일 취임한 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신문기자 출신으로 문화재단에서 오랜 근무 경험이 있고 ‘크리에이터(creator)’이자 ‘크리에이트(터) 디렉터(create dirctor)’로서의 남다른 감각과 문화적인 자질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승으로 모셨던 ‘대한민국 대표 지성’, 고(故) 이어령 선생님(1934~2022)을 만나 함께 일하고, 대화하고, 배우면서 ‘문화의 폭과 깊이·문화의 숙성도’를 한껏 키웠다. 

    게다가 민선 8기 이범석 청주시장 취임과 함께 청주문화재단이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범석 시장이 변광섭 대표를 발탁한 배경은 청주문화재단이 과거보다 ‘창의적인 재단’이기보다는 관료화됐고, 공예비엔날레는 ‘공예를 내세웠지만 정작 공예가 없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취임식에서 ‘청주형 로컬 콘텐츠’를 핵심으로 하는 ‘C-컬처’와 ‘C-콘텐츠’를 강조한 변 대표는 취임 4개월 째, 청주문화재단을 변화와 개혁의 조직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2023년 창립 22주년을 맞는 청주문화재단에 대해 “일하는 재단·시민과 함께하는 재단·성과중심 재단으로 조직 개편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뉴데일리는 지난 11일 청주문화재단의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중심에 선 변광섭 대표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변광섭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청주문화재단의 2023년 주요 현안 과제는. 

    “충북 청주의 유무형 문화자원을 콘텐츠 개발 및 특화하는 일과 문화기반시설을 알차게 운영하는 일, 그리고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등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청주형 로컬 콘텐츠를 개발하고 특화하는 힘써야 하고, 문화제조창 등을 명소화할 수 있는 문화환경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려 한다. 청주 공예비엔날레, 법정문화 도시, 청주 문화재 야행 등의 굵직한 사업들이 시민과 함께 값진 결실을 거두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하는 재단, 시민과 함께하는 재단, 성과 중심의 재단으로 조직 재편을 준비 중이다.” 

    -청주문화재단의 강점과 단점은. 재단의 위상은 어느 정도이고, 타 재단과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청주문화재단은 올해로 설립 22년 차를 맞았다. 중부권 최초의 문화재단이자 국내 3번째로 설립된 재단이다. 특히 우리 재단은 문화산업을 진흥하는 일, 문화예술을 진흥하는 일, 그리고 공예비엔날레라는 국제행사를 수행하는 일 등 별도의 3개 법인이 수행하는 일을 모두 전개한다는 면에서 업무의 양과 질적 가치가 절대 가볍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 재단은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된 문화적 역량을 맘껏 발휘하면서 전국의 문화재단 중에서도 가장 일 잘하는 재단, 가장 높은 성과를 끌어내는 재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코리아 랩 4년 연속 최우수, 문화 도시사업 전국 최우수, 문화재 야행 전국 최우수 등의 성과가 이를 방증한다. 무엇보다 옛 연초제조창을 문화제조창으로 변모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를 거점으로 공예비엔날레 역시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전국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문화제조창을 글로벌 명소로 만들 책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 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대표가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청주문화재단
    ▲ 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대표가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청주문화재단
    -경직된 재단, 관료화된 재단이라는 일부 비판의 시각도 있는데, 자율성과 창의적인 문화조직이 요구되지 않는가.

    “청주문화재단은 지역문화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조직이다. 당연히 창의적이어야 하고 역동적이어야 하며,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시의 산하기관이다 보니 관료적이고 경직된 조직으로 보이는 면도 있지만, 청주시에서도 재단의 역량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있고 재단 직원 모두가 창조의 성장판이 열려 있도록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에게 기대하는 일과 책무가 무거워지고 있지만, 전국의 지자체가 문화도시를 꿈꾸면서 경쟁적으로 문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시대이기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일신우일신 자세로 임하려 한다.”

    -청주문화재단만의 차별화된 문화콘텐츠 발굴, 특화전략, 제조창 등의 문화기반시설 명소화 전략 및 활성화 방안은.

    “지난해 11월 1일 취임하면서 강조한 것이 바로 C-컬처와 C-콘텐츠다. 청주의 문화자원을 기반으로 한 청주형 콘텐츠를 특화하자는 뜻이다. 이를 통해 K-컬처와 K-콘텐츠로 발전시키고 세계화하자는 것이 나와 우리 재단 구성원 모두의 포부다. 이를 위해 올해는 지역의 유무형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또, 법정문화도시, 공예비엔날레, 청주 야행 등 모든 사업을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해 내실을 다질 생각이다. 일회성,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콘텐츠 중심의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문화환경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동부창고 활용방안은.
     
    “더불어 3월부터는 매월 20일 ‘문화제조창 꿀단지 프로젝트’를 펼친다. 옛 연초제조창 시절 월급날이면 청주 전역이 기분 좋게 들썩였던 기억을 모티브 삼아 현재 문화제조창 근로자들의 월급날인 20일을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투어, 전시, 체험, 공연, 마켓 등으로 문화롭게 들썩이게 만들 계획이다. 또한, 동부창고 역시 시민예술과 예술교육의 앵커가 될 수 있도록 체계화해 문화제조창 일대가 연중 문화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만들 생각이다.”

    -지역예술인과 문화산업 전문가 육성방안은.

    “전문예술인과 시민예술 활동가를 동일한 잣대로 지원하는 것은 올바른 문화 행정이라 할 수 없다. 원로예술인, 전문예술인, 예술지망생, 생활문화인 등 각각의 맞춤형 지원시스템을 체계화하고 특히 전문예술인에게는 다양한 활동무대의 장을 만들어 글로벌 스타로 성장할 수 있게 하며 꿈나무 발굴에도 힘쓸 계획이다. 
  • ▲ 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대표가 지난해 11월 1일 동부창고에서 취임식을 갖고 있다.ⓒ청주문화재단
    ▲ 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대표가 지난해 11월 1일 동부창고에서 취임식을 갖고 있다.ⓒ청주문화재단
    우리 재단은 이미 콘텐츠 코리아 랩, 글로벌 게임센터, 영상위원회 등을 통해 문화산업 분야, 특히 콘텐츠 전문인력 양성에 노력해왔다. 이를 체계화해 올해부터는 지역의 기업, 대학 등과 협업해 로컬 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일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향후 4년간 2000명의 로컬 크리에이터를 양성하고 이중 매년 50명은 기업과 매칭해 인건비를 제공하는 일자리 정책도 시작한다. 지난 6일 개최한 ‘로크 챌린지 2000 선포식’이 바로 그 출발점이다.” 

    -2023 청주 공예비엔날레는 무엇을 담을 것인가. 진부해진 느낌이 드는데 개선 방향은. 

    “20여 년의 오랜 역사만큼 익숙함에서 오는 느낌일 것 같다. 그래서 2023 청주 공예비엔날레에서는 ‘관계’를 개선하는 일에 역점을 두려 한다. 시민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환기해야 하고, 전문가와의 관계도 공고히 해야 한다. 그래서 공예비엔날레가 다시금 청주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고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비엔날레로 거듭나고 싶다.”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 주제는.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사물의 지도_ 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이다. 공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공예와 함께 세상을 바꾸며 공예 속에서 ‘새삶스러운’ 미래가치를 만들자는 뜻이다. 환경문제 등 시대의 화두를 공예비엔날레를 통해 해법을 제시하고, 이번 비엔날레의 초대국가인 스페인을 중심으로 지구촌이 함께하는 공예문화의 대축제로 만들 것이다. 특히 청주가 세계공예가협회 선정 공예 도시, 유네스코 선정 공예문화 창의 도시로 선정될 수 있도록 체계화해 명실공히 국제적 공예문화 도시로의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

    한편 그는 취임식에서 “청주의 문화원형을 탐구하고 자원화하는 일을 하고 청주문화 문화 DNA를 찾아내 ‘청주형 콘텐츠’를 만들어 ‘불멸의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청주의 C-컬쳐’, ‘창조의 C’, ‘문화의 C’ 등 이 모든 것을 내포한 ‘C-컬쳐’는 청주의 문화산업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다양한 문화예술의 원천소스가 되며 ‘꿀잼도시’를 만드는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변 대표는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와 협력해 ‘예술로드’를 만들고 전문 예술가의 맞춤형 창작활동이 자유롭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문화재단을 “‘책임감(accountability), 공정성(fairness), 개방성(openness)’을 직무의 세 핵심 가치로 설정하고 ‘신뢰받는 윤리경영’을 실천, 생명의 가치를 드높이는 문화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