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화산지 유적서 팔각우물·초석 건물터·도로 등 확인
  • ▲ ‘부여 화지산 유적 9차 발굴조사’결과, 백제 사비기 이궁(離宮) 터인 화지산 유적은 백제 왕실 궁궐과의 관계로 규명.ⓒ충남부여군
    ▲ ‘부여 화지산 유적 9차 발굴조사’결과, 백제 사비기 이궁(離宮) 터인 화지산 유적은 백제 왕실 궁궐과의 관계로 규명.ⓒ충남부여군
    충남 부여군은 9일 문화재청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부여 화지산 유적 9차 발굴조사'와 관련해 "백제 사비기 이궁(離宮)터인 화지산 유적은 백제 왕실 궁궐과의 관계를 규명하고, 백제 이 궁지 실체를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밝혔다. 

    화지산 유적은 백제 사비도성 내부의 중요 국가시설물 유적으로 1986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발굴조사에서 어장이라 불리는 팔각 우물과 기와를 얹은 초석 건물터, 도로 등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화지산 서향사면 일원에 배치된 핵심 건물터 전체 규모와 축소 양상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건물 축조방식으로 경사면을 흙을 깎아 대지를 조성한 뒤 크게 두 단계에 걸쳐 계획적으로 건물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1단계에는 굴립주와 벽주건물지가 조성됐고, 굴립주는 기둥 밑동을 땅속에 박에 세우는 방식이고, 벽주는 외곽에 벽을 돌린 형태로 벽사에 기둥을 세우는 방식을 말한다.

    2단계에는 굴립주와 벽주건물지를 폐기한 뒤 흙을 돋워 쌓아 용지를 정비해 초석 건물지를 조성했고, 초석 건물지 5동에선 원형·장방형 초석을 사용한 점이 확인됐고 일부 건물지에선 와적기단도 파악됐다.

    발굴조사 결과, 대규모 수혈식 빙고(얼음창고)로 밝혀졌고, 현재까지 확인된 백제 시대 빙고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확인된 기와 건물지를 비롯한 다양한 유구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일 수 있는 인력 동원 수준을 가늠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로 풀이된다.

    사비도성 내 지배계층의 건물 조성과정과 규모로 정연하게 배치된 13동 이상의 기와 건물지는 현재까지 조사된 사비 백제 유적 중 유일무이하며, 당대 최고 토목기술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건축 기술까지 녹아든 사비도성 내 중요 시설로 가치가 크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부여 화지산 유적에 대한 조사·연구를 지속해서 진행해 갈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화지산 유적의 정비와 관리 방안을 수립해 역사적 가치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군은 지난 7일부터 화지산 유적의 발굴조사 성과를 일반인에게 공개해 그 가치를 알리는 기회를 마련했고, 또 화지산 유적 외에도 백제왕도 핵심유적 발굴조사 현장공개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조사성과를 군민과 나누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편 부여 화지산 유적(사적)은 부여 궁남지(서적) 동쪽에 위치했으며, 연회 장소인 망해정으로 추정되는 곳이고, '삼국사기'에 무왕과 의자왕이 잔치를 베풀었다는 기록도 나온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