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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청주 상당) 의원이 자신을 수사한 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17일 정 의원 사무실 등에 따르면 정 의원은 전날 대리인을 통해 자신을 수사했던 청주지검 A검사를 충북경찰청에 고소했다.
정 의원 측은 “검찰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통화 녹취록을 확보했음에도 이를 수사 과정에 반영하지 않은 것은 위법한 행위”라며 “결국 부실한 수사로 해당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해당사건은 B씨의 고발로 시작돼 정 의원의 구속을 부른 회계부정 사건을 말한다.
B씨는 지난해 총선 때 정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다. 하지만 당선 뒤 보좌진 구성을 놓고 갈등을 겪다 결국 정 의원을 고발했다.
이후 수사에 착수한 청주지검은 지난해 11월 정 의원을 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정 의원이 지난해 3월 중순 B씨에게 선거자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고.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년간 승용차를 렌트해 이용하면서 선거운동원에게 매달 65만원씩 총 780만원의 렌트비를 대납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선거운동원 활동비 1500만원을 포함, 모두 1627만원을 회계보고 때 누락한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정 의원 측은 혐의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가 낙선한 국민의 힘 윤갑근 후보 캠프 관계자와 짜고 정 의원 당선을 무효시키려는 것이 이번 사건의 실체라는 것이다.
정 의원 측 변호사는 “주위 사람들에게 선거캠프 회계를 깨끗하게 했다고 말하고 다니던 사람이 태도를 바꿔 정 의원을 고발했고, 그 과정에 윤 후보 측과 접촉을 했다”며 “검찰이 이런 사실을 외면해 검사를 고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정 의원 측은 지난 10일 재판에서 B씨와 C씨의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22일 통화하며 “저 그냥 자수해서 벌금 300 받으면 (정 의원도) 끝나는거죠”, “윤갑근이 상당구 지역위원장에 내정됐다. 힘이 있는 사람이다”, “윤갑근씨 하고 보궐선거 관련해서 거래를 하자”라는 등의 대화를 나눴다.
C씨는 정 의원 캠프 관계자들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 측은 이 통화를 근거로 윤 후보 측과의 거래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