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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갑근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이 구속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청주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의 구속에 이어 윤 위원장마저 구속 기로에 서자 이들의 지역구인 청주 상당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락현 부장검사)는 8일 우리금융지주 고위 관계자에게 라임펀드 판매량을 늘려 달라고 청탁한 대가로 라임 투자회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알선 수재)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위원장의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10일 오전 10시 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다.
윤 위원장은 지난 10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공개한 옥중 입장문에서 로비 대상으로 언급된 인물이다.
김 전 회장은 당시 “라임펀드 청탁 건으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과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위원장은 “라임 자금이 들어간 회사 중에 내가 자문을 맡았던 곳이 있을 뿐 로비와는 무관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이 대구고검장 출신의 윤 위원장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하자 이미 선을 넘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충북의 ‘정치 1번지’인 청주 상당은 총선 1, 2위가 모두 구속되는 오명을 쓰게 된다.
윤 위원장과 구속된 정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이 지역구에서 맞붙었다.
당시 정치 신인 대결에서 정 의원이 4만5707표를 얻어 윤 위원장을 3312표(3.12%P) 차이로 따돌렸다.
하지만 정 의원은 지난 달 3일 구속 수감돼 21대 국회 첫 ‘구속 의원’이란 불명예를 썼다.
현역 의원인 만큼 구속은 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전격 구속됐다.
청주 지역구는 아니지만 충북 남부 터줏대감인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도 피감기관에서 수천억원대 공사를 수주한 의혹 등으로 고발되기도 했다.
3선인 박 의원은 충북을 대표하는 야당 중진인 데다 차기 도지사 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악재를 만나면서 지역 정치권에 적지않은 파장을 가져왔다.
이와 관련 지역에선 “부끄럽고 허탈한 일”이라는 자조섞인 탄식이 나오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지역 정치지도자들이 되레 정치 불신을 키우고 있다”며 “깨끗한 정치가 아직 멀은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