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 3선출마 결정적 ‘발목’ 가능성
  • ▲ 충북도의회 청주공항MRO 특위 위원들이 2016년 12월 20일 사업 예정부지를 점검하고 있다.ⓒ김종혁 기자
    ▲ 충북도의회 청주공항MRO 특위 위원들이 2016년 12월 20일 사업 예정부지를 점검하고 있다.ⓒ김종혁 기자

    충북도가 ‘100년 먹거리’라고 도민들에게 잔뜩 기대감을 부풀게 했던 ‘시한폭탄’ 청주공항 항공정비산업(MRO)단지사업이 터지고 말았다.

    지난해 충북도의회 청주공항항공정비사업 특별위원회가 충북경자청 MRO사업에 대한 조사 당시 철저하게 감췄던 청주공항MRO사업 추진 내용이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3선 출마에 결정적인 발목을 잡을 만큼 메가톤급 핵폭탄이 터진 것이다.

    지난해 충북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당시 충북경자청은 관련 서류 3장 만 제출했다고 하니 얼마나 부실하게 사업이 추진됐으며 자신들이 허물이 될 자료는 철저히 감추고 있었음을 엿볼 수가 있다.

    감사원이 지난 3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2015년 1월 아시아나항공과 양해각서(MOU) 체결 등 청주항공 MRO사업을 추진하면서 청주공항 활주로와 청주항공MRO 사업 부지를 수평으로 만들기 위한 비용 49억 원 등 83억 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도민들은 충북도가 거액의 돈을 투자했으나 83억 원을 한순간에 날릴 판이라는 감사원의 발표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송재봉 전 충북NGO 센터장의 ‘소통특보’ 내정(2급)으로 논란이 격화되면서 지난 2일 송 전 센터장이 내정을 자진 철회한 상황이 아닌가. 여기에 청주공항 MRO사업까지 혈세 83억 원을 날릴 위기에 놓였다는 감사원의 발표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억장이 무너지고 통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심한 것은 청주항공 MRO사업 추진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아시아나 항공 등이 사업 참여 포기를 알리는 공문을 넣고 착공연기를 요청했는데도 불구하고 충북경자청은 배짱 좋게도 사업을 강행했다고 하니 한심하고 어리석기가 짝이 없다.

    충북경자청의 MRO사업추진을 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입찰공고를 철회할 경우 충북도의회와 언론에 질타의 빌미를 제공하고 사업에 장애가 될 우려가 있다’며 발주절차를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고 하니 궤변도 이런 궤변이 없다.

    도민을 이렇게 철저히 속여도 되는 것인지 충북도와 충북경자청에 묻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경자청이 이시종 지사에게 이런 내용을 보고하고 결재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이 지사 역시 제대로 보고를 받지도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당시 경자청장이 이 지사를 철저히 속인 것이 아닌가 의심까지 든다.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시시비비를 가리고 책임소재를 끝까지 물어야 한다. 아마추어도 이렇게 사업추진을 하지 않는다. 차라리 사업추진 능력이 없으면 포기를 했어야 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게 마련이다. 사업추진과정을 소상히 그때그때 사실대로 밝혔더라면 이런 사단은 나지 않았을 것이다.

    ‘행정의 달인’, ‘선거의 귀재’라는 이 지사도 안타깝게도 경제와 관련해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투자 유치 40조원 달성을 자축했지만, 청주공항MRO사업 실패를 비롯해 이란투자 2조원 유치 실패, 충주에코폴리스 철수 등 연이은 실패는 뼈아픈 큰 상처가 되고 말았다. 

    이 지사는 도민들에게 지금이라도 청주MRO사업 실패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한다. 허물이 된다고 이를 묻고 덮겠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오히려 더 큰 문제 만 양산할 뿐이다.

    이번 문제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때 이 지사가 3선 불출마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정도로 엄중한 상황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