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조직적 사기로 무너진 금융질서, 농협의 책임은?농협은행의 신뢰 무너뜨린 조직적 사기극…금융질서 ‘붕괴의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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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 농협은행 지점에서 드러난 132억 원 규모의 대출사기 사건은 농협은행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금액도 거액이지만, 장시간 범죄행각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렇다.놀랍게도 농협 지점장과 여신팀장, 대출 브로커가 공모해 5년 동안 지속한 이 사기극은 단순한 금융범죄를 넘어, 2025년 새해 벽두부터 금융기관의 신뢰 기반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농협은 이름만 들어도 신뢰와 안정성을 연상시키는 금융기관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내부의 부패와 관리 소홀은 농협의 이러한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렸다. 농협이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16일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농협 지점장은 허위 서류와 차주 조작을 알면서도 대출을 승인했고, 여신팀장은 퇴직 후 브로커가 운영하는 법인에 취업하며 범죄적 결탁의 완결판을 보여줬다. 이러한 행태는 금융기관이 국민의 자산을 책임지는 공적 역할을 망각하고 사익을 추구한 결과다.더욱 문제가 있는 것은 이러한 대규모 범죄가 5년이라는 오랜 기간 방치됐다는 점이다. 내부 감사와 감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애초에 발각됐어야 할 범죄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이러한 범죄를 방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내부 직원들이 공모에 가담하며 범죄를 키웠다. 이는 단순히 일부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농협 내부 구조의 심각한 문제를 반영한다. 농협은행 감독 기능 및 시스템이 잘 돼 있다고 하지만, 이번 거액의 조직적 대출사기 범죄에서 드러났듯이 언제든 이런 일이 재발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검찰의 수사는 이번 사건을 금융감독원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결과를 보면, 농협 자체 감독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금융감독원 또한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금융기관의 감독을 맡은 기관으로서 5년 동안 이러한 대규모 범죄를 간과한 것은 감독 시스템의 부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금융당국은 철저한 반성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농협은행은 이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강력한 쇄신안을 제시해야 한다. 책임자를 철저히 처벌하고, 내부 관리와 감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또한, 금융기관의 공적 책임을 되새기고, 신뢰를 기반으로 한 운영 철학을 확립해야 한다. 농협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번 사건은 단순히 거액 대출사기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농협 전체의 존재 이유를 흔드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가뜩이나 농협중앙회는 ‘조직의 비대화와 비효율성’, ‘조합원 중심성 부족’, ‘독점적 지위로 인한 폐해’, ‘농민과 소비자 사이의 괴리’ 등을 지적받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충북 농협은행 지점장‧여신팀장 등이 가담해 조직적으로 벌인 132억원의 대출사기는 금융기관이 얼마나 철저하게 내부를 관리하고 공공성을 유지해야 하는지를 경고하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뼈를 깎는 반성과 개혁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쌓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농협은 더는 국민의 금융기관으로 존재할 자격을 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