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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전으로 확산된 충북 청주시 오송2생명과학단지내 200년 된 옹기가마시설 주변에 대한 시굴조사가 진행되면서 문화재적 가치를 증명할 유물이 발굴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제2산단 옹기가마시설 현장에는 1·2가마만 남겨두고 수목과 잡초를 제거한 후 굴삭기를 동원해 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시굴은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 맡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3일부터 시작돼 약 10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현장에서 만난 시굴담당자는 “약 10일 정도 시굴을 할 예정이며 어떤 유물이 나올 지는 알 수 없다”며 시굴현장의 상황은 함구하고 근접 촬영도 불허했다.
이번 시굴에서 어떤 유물이 발굴되느냐에 따라 오송2산단과 충북무형문화재 옹기장 박재환 옹의 7년 간에 걸린 이전 등 보상 문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문화재급 유물이 출토되면 오송 옹가가마는 원형이전이 아니라 ‘보존’으로 선회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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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오송2산단 개발에 따른 보상이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의 보상은 마무리 됐으나 옹기가마시설 만은 ‘문화재적 가치’ 판단의 논란으로 인해 쉽게 결정되지 못했다.
개발사(한국산업단지공단·충북개발공사) 측은 일반적인 보상가액을 제시했으나 박재환 옹은 200년 동안 유지된 옹기가마시설을 원형 그대로 이전하기 위한 보상을 주장해 왔다.
급기야 2015년 ‘증액소송’이 시작됐고 2년을 경과해 지난달 10일 법원은 옹기가마시설 중 제2가마에 대해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하고 원형 이전을 위한 비용을 2.5배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개발사 측은 2.5배 증가된 배상 금액에 대해 항소를 했으며 전수자 측은 제1가마에 대해서도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해 달라며 항소했다. 내용은 다르지만 양측 모두 항소심을 진행해야 한다.
이 와중에 개발사 측이 제1·2가마 이외의 부속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 제2가마의 입구와 지붕 부분을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의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훼손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청주시에 훼손 등에 대한 ‘행정명령위반’ 고발을 지시했으며 전수자 측도 고발을 예정하고 있다.
결국 옹기가마를 두고 민사와 형사가 동시에 진행될 모양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개발사 측 관계자는 “전에 학계와 교수 등 전문가들이 문화재적 가치가 없다고 인정해 보상을 시도했었지만 법원의 판결로 상황이 바뀌었다”며 “이번 시굴조사를 통해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면 곧바로 처리하고 산단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적 가치를 주장하는 전수자 측도, 공사가 진행 중인 개발사 측도 서로 입장 차이는 있지만 옹기가마에 대한 조속하고 원만한 해결을 원하는 눈치였다.
시굴 담당자는 “다음주 쯤 시굴조사가 완료되면 내부회의를 거쳐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