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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충주에코폴리스 사업을 포기 선언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구체적인 보상 계획이 마련되지 않아 현지 주민들을 애태우고 있다.
앞서 이 지사가 지난 4월 10일 “도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업을 포기”한다고 선언한 이후 현지 주민들은 도청을 항의 방문해 삭발까지 하며 계속적인 사업 추진을 요구했다.
도의회 또한 이를 계기로 ‘충북 경제 현안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업 실패에 대한 원인 분석과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었지만 이 지사의 ‘재의’ 요구에 막혀버렸다.
도의회에서 한국당과 민주당이 이 문제를 두고 치열한 정쟁을 벌였지만 결국 조사특위는 수포로 돌아갔고 그동안 주민들의 마음은 극심한 가뭄과 더불어 점점 더 검게 타들어갔다.
8일 도의회에서 김학철 의원이 주민 보상 계획을 묻자 이 지사는 “충주시에서 1차 안을 만들어 오기로 했다”고 대답했다.
김 의원은 “사고는 도가 치고 수습은 충주시가 하느냐. 원인자가 결자해지 하라”고 맞받았다.
이에 대해 9일 충주시 담당자는 “도와 주민보상에 관한 협의를 한적 없다”며 “다음주중 중앙탑면 주민들과 만나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지사는 주민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사업 포기를 선언한 셈이다.
또한 두 달이 지나도록 도와 경자청은 보상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았으며 해당 충주시는 ‘주민들을 만나볼 계획’만 있을 뿐이다.
충주에코폴리스는 201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며 5년 동안 재산권 행사가 제한됐다.
경자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해당 마을에는 일상적인 회계상의 지원이 전면 중단됐으며 주민들은 생활 터전인 집과 토지에 대한 재산권 행사가 전면 금지됐다. 어떤 주민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실질적인 재산 가치에 대한 피해는 물론 평생을 그 마을에서 생활한 나이든 주민들이 갖는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정신적 피해는 짐작하지도 못할 정도다.
도의 사업 포기 선언 직후 계속 사업을 요구하던 주민들은 이제 빠른 보상을 위해 또 다시 머리띠를 둘러야 할 상황이다.
피해는 주민들만 본 것이 아니다. 에코폴리스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또한 그동안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왔다.
김학철 의원은 “무엇보다 주민들이 입은 정신적 재산적 피해보상이 시급하다”며 “도와 경자청은 사업을 포기할 때 이런 부분을 충분히 준비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코폴리스 개발 계획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곧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금액은 수백억대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현지의 한 주민은 “이 지사의 말처럼 더 이상 도민과 주민에 손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사업포기를 했다면 그동안 주민들에게 끼친 손해에 대해 빠르고 정확하게 배상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