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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테크노폴리스에 모두 15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신축 공사가 시작되면서 지역업체 참여 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나 주 시공업체인 SK건설 측이 아직까지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SK하이닉스 투자유치를 이뤄낸 이승훈 청주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하이닉스 공장신축이 진행되는 2~3년 동안 연인원 1만여명이 투입될 것으로 보여 지역 건설경기는 물론 요식업 등이 호황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기반시설공사에 대한 허가가 시작되고 터파기를 시작한 SK하이닉스는 오는 7월 본격적인 건축허가를 앞두고 있지만 지역업체 참여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윤현우 충북건설협회장은 2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SK측이 ‘반도체 특수공정’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지역업체를 참여시키지 않고 있다”며 “최소한 10%라도 참여하게 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기다려라’는 답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도체 공정의 특수성은 인정하지만 토목과 건축 등 일반 공정에서는 공동도급을 통해 얼마든지 지역업체가 참여해 일할 수 있다”며 “이는 주 시공사인 SK건설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와 청주시에 수차례 지역업체 참여를 요청해도 묵묵부답이라 서울에 있는 지역출신 재계 인사에게도 부탁했다”며 “SK하이닉스가 지역에 세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도민을 위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이일우 SK하이닉스 청주 경영지원실장은 “SK건설이 요구하는 스펙이 있으면 지역업체를 우선 참여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반도체 공장의 특수성이 있어 모든 결정은 SK건설이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이 소위 말하는 ‘스펙’이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인 SK건설이 자사 기준으로 업체의 참여요건을 까다롭게 설정해 놓는다면 지역업체가 참여할 길은 그야말로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해 건설협 관계자는 “일반 공정에는 지역업체들도 충분히 시공 능력이 있다”며 “다만 입찰 등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자격요건을 무리하게 설정하면 아예 참여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대기업의 특성상 일은 어렵고 그에 따른 이윤은 박하다는 소문도 있어 지역업체가 아예 참여하지 않는다는 소문도 들었다”면서 “시에서는 허가 등 행정적인 지원만 가능하고 업체 선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주시와 충북도는 SK하이닉스 유치를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고 지난해 15조원대의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자치단체 최고의 실적으로 자랑했다.
SK하이닉스 같은 굴지의 대기업이 지역에 내려온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나 유치이후 실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려면 기업과 지역민들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
SK하이닉스 청주경영지원실 최종문 수석은 “지역업체가 공사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SK건설에 요구하겠다”며 “이제 본 공사가 시작되면 입찰 등을 통해 참여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