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폐지를 가득실은 손수레를 끌고 힘겹게 언덕을 올라가는 할머니를 도운 학생들이 있어 추위에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김정원 기자
    ▲ 폐지를 가득실은 손수레를 끌고 힘겹게 언덕을 올라가는 할머니를 도운 학생들이 있어 추위에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김정원 기자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길을 가다 손수레를 끌고 힘겹게 언덕을 올라가는 사람을 보면 어느 누구나 밀어주고 싶어 할까?

    충북 청주시의 고교생 몇 명이 훈훈한 온정을 느끼게 해주는 미담사례가 있어 주위에 귀감이 되고 있다.

    다가오는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아침 저녁 막바지 ‘꽃샘추위’로 매서운 찬바람이 몰아치는 7일 저녁. 해가 넘어가고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 청주 용암동의 복합상가와 주택이 밀집된 한 골목.

    80이 훨씬 넘어 보이는 한 노파가 폐지를 가득 싣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손수레를 끌고 힘겹게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다.

    순간, 고등학생들로 보이는 남학생 5명(김재현·상당고 2학년 등)이 달려들어 손수레에 매달려 빵긋빵긋 웃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할머니의 리어카를 밀어준다.

    이어 한 학생이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장인순 할머니(86)의 손을 꼭 붙잡고 한 발 물러서 뒤따랐다.

    특히 그 학생은 할머니를 부축하고 친손자처럼 무척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너무 정겨워 보였다. 참으로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길을 지나다 이 모습을 지켜본 김 모씨(58)는 “이추위에 눈도 녹일 듯이 따뜻한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며 “그 같은 선행은 그 학생들의 부모님의 가정교육이나 학교 선생님들의 인성교육도 한 몫한 것 같다”고 흐믓해 했다.

    김재현 학생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고 “무거운 손수레를 힘겹게 끌고 가는 할머니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해 한 것 뿐인데 너무 관심을 받아 오히려 과분하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세상인심이 아무리 각박하다고 하지만 이렇 듯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장차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젊은 학생들이 있어 앞으로의 세상은 더욱 밝아질 것을 믿기에 충분했다.

    한 인간의 가슴 속에는 늘 천사와 악마가 함께 존재한다지만 나보다 약한 자 위에 갑질하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자신을 성찰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