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환자·마을주민들 가드레일 설치 막기 위해 대치…구급차 오자 길 터주기도
  • ▲ 충북 청주시 청원구 구성리 마을진입도로에 도로공사 측이 포크레인을 동원해 진입을 막고 가드레인을 설치하려고 하자 주민과 요양원 환자들이 이를 막기위해 대치하고 있다.ⓒ김종혁 기자
    ▲ 충북 청주시 청원구 구성리 마을진입도로에 도로공사 측이 포크레인을 동원해 진입을 막고 가드레인을 설치하려고 하자 주민과 요양원 환자들이 이를 막기위해 대치하고 있다.ⓒ김종혁 기자

    충북 청주시 3차 우회도로가 완공되며 구성리 마을 진입도로는 하루아침에 출입금지 도로가 돼 버려 마을주민과 요양원 입주자들이 영하의 날씨속에 가드레일 설치를 막으며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6일 청원구 수성초등학교 구성분교 뒤편의 우리행복요양원 옆 도로에는 휠체어를 탄 입주자들과 마을주민들이 봉쇄된 진입로에 둘러앉아 도로공사 시공자 측의 가드레일 설치를 막고 있었다.

    이 도로는 지난해 개통한 청주3차 외곽도로로 진입하는 구성리 램프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수년전부터 마을주민들이 이용해 왔으나 외곽도로 완공과 함께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더욱이 이 도로는 우리행복요양원 바로 옆을 지나게 돼 있어 구급차들이 항상 오가는 길이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공사관계자들이 포그레인 등을 이용해 진입로를 막고 가드레인을 설치하려고 했으며 이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진입로에 나앉아 있다가 구급차가 들어오자 공사 측은 포클레인을 치워 구급차를 통행시켰다.

  • ▲ 구급차가 들어오자 도로공사 측이 포크레인을 치워 길을 터주고 있다.ⓒ김종혁 기자
    ▲ 구급차가 들어오자 도로공사 측이 포크레인을 치워 길을 터주고 있다.ⓒ김종혁 기자

    임종석 요양원 부원장은 “수년전부터 마을과 인근 공장의 차량들이 드나들던 길인데 도로공사측이 오늘 가드레인을 설치하려해서 몸으로 막고 있다”며 “이 길이 아니면 청주로 나가기위해 수킬로미터를 돌아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도로공사측이 3차우회도로 공사할 때는 이도로에 쇄석과 하수로까지 만들어주며 통행하게 하다가 우회도로 공사가 완료되며 갑자기 통행을 막았다. 오늘은 아예 가드레인까지 설치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 마을 주민도 “이 길이 아니면 마을주민들과 인근의 공장을 드나드는 대형 차량들이 좁은 농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큰 불편을 격을 상황”이라며 “얼마 전 화재가 났을 때 소방차가 좁은 농로를 들어가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요양원 관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주시, 충북도, 보은국토관리사무소, 국토관리청,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수차례 진정을 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현장에 나와 있는 담당공무원은 안하무인격”이라고 비판했다.

    도로공사를 맞고 있는 보은국도관리사무소 임종현 계장은 “도로 주변의 많은 민원을 모두 다 들어주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2015년과 지난해 국민권익위의 심의를 통과해 당연히 막아야 한다”고 해명했다.

    주민들의 불편 사항 등 민원제기에 대한 대책을 묻자 “지금까지 막는 것 외에 특별한 대책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주민들의 불편은 도로공사의 시공자가 보은국도관리사무소이기 때문에 시청이나 도청에 민원제기를 해도 서로 떠넘기기만 할뿐 뚜렷한 조치가 없다는데 있다.

    임 부원장은 “외곽도로 공사를 하면서 묵방리로 넘어가는 차량육교를 두 개나 만들었지만 거의 통행을 하지 않는다. 그런곳에는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사해주면서 정작 마을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진입도로는 막고 있다”며 “시청이나 도청에 아무리 전화해도 누구하나 해결해주기위해 나서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진입로 입구인 우리행복요양원은 2008년 개원한 이래 45명 정도의 요양환자가 상주해 있으며 주 5~6회 이상 구급차가 드나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진입로가 봉쇄된다면 마을주민들은 물론 요양원을 오가는 구급차도 수킬로미터를 돌아다니는 불편을 겪어야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