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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양 향기나라에서 꽃을 피운 단양쑥부쟁이 향기를 맡고 있는 방문객 모습.ⓒ목성균 기자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지역명이 붙여진 ‘단양쑥부쟁이’를 지역의 새로운 볼거리로 조성하겠다며 번식사업에 들어간 충북 단양군이 관리 소홀과 무관심으로 고사위기를 맞고 있다.
단양군은 2009년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환경부 지정) ‘단양쑥부쟁이’를 보존·증식하기 위해 환경부에 증식허가를 얻어 군이 관리·운영하는 가곡면 향기나라에서 시험파종을 거쳐 증식에 성공해 고향에서 꽃을 피웠다.
온실에서 시험파종을 거쳐 2∼3년 자라며 환경 적응을 거친 ‘단양쑥부쟁이’는 온실 바로 옆 노지로 옮겨져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당시(2009년) 옮겨져 뿌리를 내린 개체 수는 모두 800여 그루로 서늘한 바람과 풍토 등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적응력을 키우며 꽃을 피워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7년이 지난 향기나라의 ‘단양쑥부쟁이’는 볼품없이 쓰러지고 관리부실과 방치로 인해 잡초로 전락하고 말았다.
노지로 옮겨 심은 800여 그루의 ‘단양쑥부쟁이’는 현재 50여 그루만 남아 색이 바란 옅은 보라색만 뛰고 있어 멸종위기 종 보존을 위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인 ‘단양쑥부쟁이’는 1980년 충주댐 건설 이전, 충북 단양군과 충주에 이르는 남한강변에 주로 분포·서식됐다.
1985년 이후 정부가 수도권 수위조절 등을 위해 충주댐을 건설하면서 남한강을 따라 자생하던 ‘단양쑥부쟁이’는 수몰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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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양군 적성면 상2리 계곡에서 꽃을 피운 단양쑥부쟁이.ⓒ목성균 기자
이후 단양군 가곡면과 단양읍 일원 바위틈에서 일부 개체가 발견됐지만 태풍 등에 휩쓸려 점차 사라졌다.
‘단양쑥부쟁이’는 일본인 식물학자인 ‘기타무라’가 1937년 충주 수안보에서 쑥부쟁이를 발견해 학계에 보고하고 중앙아시아 알타이 지방의 쑥부쟁이처럼 생긴 이 식물에 이름을 붙이면서 불리게 됐다.
이 식물은 국화과 두해살이풀로 8∼9월 사이, 줄기와 가지 끝에 자주색으로 꽃이 피는 두상화(頭狀花·꽃대 끝에 꽃자루가 없는 많은 작은 꽃이 모여 피어 머리 모양을 이룬 꽃)다.
‘단양쑥부쟁이’의 증식작업은 단양군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던 신모씨가 2002년 10월께 단양군 매포읍 매포천 일대에서 이 꽃을 발견해 씨앗을 채취·보관해오다 2009년 환경부에 증식허가를 얻어 향기나라에서 시험·파종하게 됐다.
시험파종 당시, 단양군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역명이 붙여진 ‘단양쑥부쟁이’를 지역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키워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환경부는 2009년 단양군의 단양쑥부쟁이의 번식관리에 대해 허가했다.
단양군에 보관·신고하도록 한 내용은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보호법 제14조제5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18조제2항에 따라 단양쑥부쟁이 1만 본을 증식용과 학술용으로 보관토록 했다.
군은 환경부가 증식 사업을 허가하면서 관내 노원과 각 관공서에 ‘단양쑥부쟁이’를 심어 군이 관리하는 지역의 야생화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환경부는 희귀식물 유출을 막기 위해 단양군청 노원과 향기나라에서만 관리하도록 했다.
‘단양쑥부쟁이’는 환경부 허가없이 반출·훼손할 경우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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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양쑥부쟁이.ⓒ목성균 기자
단양군의 ‘단양쑥부쟁이’ 인위적 종자번식과 관련, 환경운동 전문가들은 “현재는 사람이 직접 관찰하며 관리하고 있어 생육상태와 발아가 좋은 것”이라며 “자연 상태에서 다른 식물들과 경쟁이 벌어지면 또다시 도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단양쑥부쟁이’는 경쟁에 취약하기 때문에 다른 식물이 들어오기 어려운 강변의 자갈밭이나 절벽 바위 틈 사이에서 잘 자란다.
전문가들은 “단양쑥부쟁이를 보전하려면 다른 식물들이 들어오기 어려운 곳에 대체 생육지를 조성해 침입하는 다른 식물들을 제거하는 등 관리를 해야 한다”며 “다른 식물들과 어울려 관상용으로 재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효숙 단양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현재 남아 있는 단양쑥부쟁이 관리에 정성을 다하고 있으며 일반 쑥부쟁이와 비교할 수 있는 노원을 조성해 지역의 색다른 볼거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