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운영난·투자실패…청주 일가족 4명 사망

19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부부가 자녀 2명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밤 9시께 모 아파트 6층 집 안방에서 A씨(44)와 부인 B씨(40), 그리고 15·12살의 두 딸 등 4명이 숨져있는 것을 119구조대와 함께 발견했다.

경찰은 당일 밤 8시 40분께 숨진 A씨의 장인으로부터 “딸 내외가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받고 119구조대와 함께 A씨 아파트에 출동해 잠겨있던 문을 열고 들어가 일가족 4명이 숨져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방안에는 가스용기가 놓여 있었고 유서로 보이는 노트와 A4 용지가 발견됐다.

이들은 2곳의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경영난을 겪으며 또 다른 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면서 빚 독촉으로 심리적 압박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상당경찰서는 숨진 부부가 남긴 유서와 유족 조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숨진 A씨 부부와 큰 딸(15)이 남긴 유서에는 ‘빚 때문에 힘들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등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유족들은 경찰조사에서 “이들 부부가 평소에도 친척들에게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자주 말해왔다”고 진술했다.

특히 이 들은 지난 5월쯤 지인의 말을 믿고 금융권과 친척 등에게 빚까지 내가며 투자한 수 십억원을 모두 날린 게 죽음에 이르게 한 결정적인 화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금융권 채무를 갚지 못해 이달 초 재산 압류 등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되자 크게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통해 19일 낮 12시 30분쯤 A씨 부부가 가스용기를 들고 승강기에 오르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상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채무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