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떠나기전 가족에 연락해 ‘낚시 제안’ 여유 보이기도
  • ▲ 제천동중 체육관에서 김소희 선수의 가족과 친지, 후배들이 응원하고 있는 모습.ⓒ제천시
    ▲ 제천동중 체육관에서 김소희 선수의 가족과 친지, 후배들이 응원하고 있는 모습.ⓒ제천시

    리우 올림픽에서 18일 태권도 종목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가 충북 제천시 제천동중 출신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우승이 확정되자 모교인 제천동중 체육관은 함성과 환호가 가득했다.

    제천시가 마련한 제천동중 체육관에는 예선전이 시작된 17일 저녁부터 김 선수의 가족과 친지는 물론 모교 후배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너나할 것 없이 밤을 새워가며 응원을 펼쳤다.

    김 선수가 결승전에서 세르비아의 티야나 보그 다노비치를 누르고 금메달을 확정 짓는 순간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이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서로 부둥켜안으며 환호했다.

    손녀의 경기를 지켜본 할머니 정성순 씨(82)는 “소희가 다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는데 올림픽에서 일등을 해서 한없이 기쁘다”며 눈물을 훔쳤다.

    김 선수 큰아버지 김병근 씨(58)는 “경기를 계속 가슴을 졸이면서 봤다”면서 “올림픽에 출전한 것만 해도 대단한데 금메달까지 땄으니 집안의 큰 경사”라고 감격해 했다.

    김 선수는 큰 시합을 앞두고는 가족이 문자를 보내도 응답을 잘 안 하는데 이번에는 마음이 편안해 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낚시를 좋아하는 김 선수는 브라질 리우로 떠나기 며칠 전 제천에 살고 있는 부모에게 연락해 함께 낚시를 가자고도 했다.

    올림픽 챔피언으로 우뚝 선 김소희는 어린 시절에는 몸이 약하고 가녀린 소녀였고 새벽마다 코피를 쏟아 응급실에 실려 가는 일도 잦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기계체조 선수 출신인 아버지 김병호 씨가 딸의 건강을 위해 태권도를 시켰다.

    김 선수는 몸은 약해도 매우 활동적이어서 밖에 나가서 노는 걸 좋아했고 거추장스럽다며 치마를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어머니 박현숙 씨는 “소희는 어려서부터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어서 이번에는 꼭 큰 일을 해낼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