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사 불교광장 슬로건 ‘부처가 중생을 찾아가다!’…전대미문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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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부산 삼광사 무원 주지.ⓒ삼광사
    ▲ 부산 삼광사 무원 주지.ⓒ삼광사

    불교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실천하는 부산 ‘삼광사’.
    충북 단양에 위치한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 다음 천태종 제2의 사찰이 바로 부산에 위치한 삼광사다.
    백양산 자락 울창한 수림 속에 둥지를 튼 삼광사는 좋은 전망은 물론 동터오는 아침햇살이 눈부신 곳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관음기도 도량(道場)으로 애국불교·생활불교·대중불교를 실천 수행하는 ‘대가람’이다.
    또한 1만여명이 동시입장 가능한 ‘지관전’ ‘법화삼매당’ 등을 갖추고 있는 매머드급 사찰이다. 

    14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이웃들에 자비희사 활동에 여념이 없는 대한불교 천태종 힐링사찰 삼광사 주지 ‘무원스님’을 만나 잠시 차(茶)나 한잔 나눠볼까 한다.

    무원스님을 만나러 초읍 고개를 지나다 불빛을 보았다.
    멀리 있어서 거대한 규모의 불빛들이 더 선명해 보이는지 모른다.
    어딘데 저렇게 불빛들이 많을까 유심히 봤더니, 천태종 ‘삼광사’다.
    허긴~, 봉축일을 앞두고 연등축제는 당연한 것을….
    여기저기 삼광사 연등축제를 홍보하는 현수막들이 눈에 많이 띈다.

    미국 CNN이 선정하는 ‘세계 관광명소 50선’이기도 한 풍광이 뛰어난 이 곳.

    2013년 2월에 제10대 이 곳 ‘삼광사’ 주지로 취임한 무원스님은 한국불교 3대 종단인 천태종에서 진취적 인물로 정평이 나있었고, 특히 사회성이 가장 두드러진 승려로 손꼽혔다.
    그래서 일까?
    당시 신도는 물론 관계요로에서 그에 대한 기대감은 엄청나게 고조됐었다.

  • ▲ 부산 삼광사 경내에 내걸린 4만여개의 연등.ⓒ삼광사
    ▲ 부산 삼광사 경내에 내걸린 4만여개의 연등.ⓒ삼광사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4만여개의 연등을 설치한뒤 지난달 27일부터 14일 봉축일까지 ‘삼광사 연등축제’를 개최합니다. 경내에도 연등을 설치해 연등터널을 만들고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삼광사 봉축 슬로건을 내걸었다는 무원합장은 무게감이 저절로 느껴지는 중후한 풍채에 다가오는 ‘봉축일 축제’에 대한 자랑부터 늘어 놓는다.    

    무원스님은 “부처님께서 자비행의 중요함을 일깨워 주시고 실천의 중요함을 기르쳐주신 것처럼 봉축을 맞이해 실천하는 마음으로 물질뿐 아니라 마음도 함께 나누는 뜻깊은 날이 되길 바란다”고 자비행 실천을 강조한다.

    1979년 구인사에 입산, 1982년 2대 종정 대충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무원스님은 종단내적으로 보면 서귀포 해운사, 인천 황룡사 등 전국 13개 사찰의 불사를 원만하게 이뤄낸 주인공이다.
    총무원 총무부장, 복지재단 대표이사, 백산환경포럼 대표이사, 금강대학교 이사, 금강학술진흥장학회 이사 등을 맡는 등 ‘천태종 사회활동’에도 크게 힘써온 승려로 알려지고 있다.

    취임당시 한국불교 1번지라 불리는 부산에서 한국불교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고 톤을 높였던 무원스님은 현재 부산 종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삼광사의 미래를 ‘힐링도량’으로 규정한 무원스님은 “삼광사를 기도정진 열기가 식지않는 도량, 화합으로 행복을 얻는 힐링도량이 되도록 진력하겠다”고 피력한다.

    초하루 법회에만도 1만5000여명이 찾아오는 삼광사의 신도는 머잖아 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무원스님은 “이제는 부처가 중생을 찾아가는 시대”라며 “위기의 한국불교를 살릴 새로운 포교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청을 돋운다.

    1982년 부산 백양산 기슭을 가슴에 품은 삼광사.
    35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현재에도 주지의 길은 험난한 가시밭 길임에 틀림없다.
    갈 길을 제시하고 선두에서 대중을 이끌며 수많은 고난을 헤쳐 나가야 할 당사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삼광사 불교광장의 슬로건 ‘부처가 중생을 찾아가다!’
    무원스님이 내놓은 ‘전대미문’의 획기적(?)인 글귀가 아닐 수 없다.

    “사찰도 이제는 시대에 맞게 변해가야 합니다. 무조건 ‘오라’는 불교에서 ‘찾아가는’ 불교가 돼야 한다”고 설명하는 무원스님은 “세상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필요한 게 뭔지를 잘 파악해서 진정으로 그들을 보듬어 줘야 한다”며 특히 자신은 “불교적?사회적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그래야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잖느냐며  종교의 사회성을 진단한다.

    그의 차분한 설명을 들어보니 ‘부처가 중생을 찾아가다’라는 불교광장의 슬로건의 의미가 이제 와 닿는 듯하다.
    다문화가정 초청 한국예절 강좌, 독거노인 지원사업, 다문화 다종교 평화운동 캠페인, 사찰 문화체험인 템플스테이 등 힐링광장에서 추진하는 이 모든 것이 바로 이 슬로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서울 명락사를 불교 최초 다문화가정 사찰로 선포하고 천태종 차원의 남북교류 창구를 열며 영통사 복원을 이끈 인물이 무원스님이다.

    “다문화 가정이란 말도 언젠가는 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무원스님은 ‘다문화’라는 말도 어떻게 보면 차별이란다.
    ‘다름’은 인정할 수 있지만 차별은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다문화’라는 표현보다는 ‘글로벌 문화’라는 글귀가 더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다문화 가정을 배려해야 한다는 근시안적 사회적 통념을 일언지하에 깨뜨리는 말이다.

    끝으로 무원스님은 특히 “가정도 화목해야 행복하듯이 종교인들이 종교간 평화운동을 해야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것 아니냐”며 “문화가 다양하듯 종교도 다양하니 만큼 상대 종교를 인정해줘야 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다양한 종교가 조화를 이룰 수만 있다면 새로운 문화도 창출될 것이고 사회는 더욱 아름답고 풍성해질 것”이라며 말문을 맺는다.

    삼광사 주지 무원합장은 “우리 모두가 삶의 현장에서 서로 도우며 사회복지를 함께 만들어 가는게 극락 아니냐”며 한껏 크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