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대 유아특수교육학과 학생들, 교육부장관에 '서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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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찾아오는 경찰서 형사도 무섭고, 학교 교직원들도 무섭고, F학점을 준다는 교수도 무섭습니다.”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 유아특수교육학과 학생들이 4일 교육부 장관에게 장문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지난달 29일부터 학과 폐과와 해임교수 철회 등을 요구하며 7일째 수업거부에 들어간 학생들은 공개서한문을 통해 그간의 과정과 어려움, 두려움을 토로했다.

    학생들은 먼저 “학과폐과 철회와 부당한 징계에 의해 해임된 교수의 징계철회를 요구하며 수업거부에 들어가게 됐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지난 3∼4일에는 경찰서 형사들이 계속해서 찾아오고 대학본부의 직원들도 찾아왔다”면서 “얼마 전 총장실 점거로 학생이 형사고발 당한 상황에서 저희 역시 고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무섭다”는 심경도 토로했다.

    학생들은 “그 누구보다 즐거워야 할 대학시절, 활기로 가득차야 할 신학기에 왜 우리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 그동안 여러 교수들, 본부 보직자들, 총장 등의 이야기를 모아 다시 되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학본부의 ‘구조개혁’과정에서 외부 컨설팅 업체와 교육부에서도 유아특수교육학과와 유아교육학과는 유사하지 않다는 자료를 제출받고도 통합을 추진해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유아특수교육학과와 유아교육학과를 유사학과로 제안하고 2014년 4월 전체교수회의에서 유아교육학과를 제외하고 유아특수교육학과는 대학본부의 결정에 따른다는 단서 조항을 두고 13개 학과의 ‘통합’에 대한 투표를 실시해 가결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본부는 지난해 9월 교무회의를 열어 교수투표(2014년 4월)를 근거로  유아특수교육학과를 폐과한다고 통보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학생들은 “당시 대학본부는 폐과를 전제로 2가지 안을 교무위원회에 상정했다”며 “2가지 안은 유아교육학과와 통합운영하고 정원의 일부를 자유전공학부로 조절하도록 결정한 것이지 폐과 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 ▲ 학생들의 수업거부로 텅빈 강의실ⓒ목성균 기자
    ▲ 학생들의 수업거부로 텅빈 강의실ⓒ목성균 기자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교육부는 “두 학과의 통합운영은 불가하다”는 공문을 보내 왔다.
     
    “대학본부는 이미 두 학과가 통합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그동안 유아특수교육학과는 존립 필요성과 사회적 수요, 폐과 철회의 문제점 등을 학교 내, 외부에 알리며 부당함을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대학본부는 ‘자동차 학과’ 신설을 목표로 명확한 폐과 이유를 들지 못하면서 단지 학과 모집인원이 15명이라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폐과 한다는 논리만 밝혀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충북 장애인 부모연대는 학과 유지를 위한 방안으로 폐과하느니 차라리 충북대나 교원대 등 사범계 학과를 양성하는 학교로 이전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충북대와 부분통합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대학본부가 ‘교통특성화’를 위해 사회적 수요가 많은 유아특수교육학과 폐과를 강행하는 모습을 보며 보건의료 계열인 증평캠퍼스 학과들은 미래에 대한 공포가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본부가 어떤 목적을 위해 교무회의에서 결정한 ‘통합’을 ‘폐과’로 왜곡해 추진한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해임된 교수와 관련해서는 “이러한 행정적 절차의 오류를 바탕으로 강행되는 폐과를 ‘부당한 명령’이라고 생각해 학생들과 뜻을 같이한 교수를 ‘해임’한 것은 행정절차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 교통대 유아특수교육학과 팻말ⓒ목성균 기자
    ▲ 교통대 유아특수교육학과 팻말ⓒ목성균 기자

     
    “지난 2년 간 유아특수교육학과 학생들과 교수는 논리적으로 대화로 사회적 수요를 근거로 대학본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대학본부는 저희들의 그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않고 인원이 적다는 이유로 폐과라고만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과를 만들 때 3명의 전임교수를 채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단 한명의 전임교만 채용해 4년 동안 운영하고 5년째에는 그 한명의 교수를 해임하고 전공도 하지 않은 교수님을 전임교원으로 배치할 수 있냐”고 따져 물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교원양성 기관이 전공교수가 부족해 2개 전공필수 과목을 폐강하고 ‘내년에 개설해 줄 테니 그때 들으면 졸업에 아무 문제없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냐“며 ”수업거부를 계속하면 F학점을 주고 장학금도 못 받고 유급으로 졸업도 못한다“는 겁만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경찰서 형사도 무섭고 학교 교직원들도 무섭고 F학점을 준다는 교수도 무섭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도 없이 학과가 폐과 당하고 교수가 부당하게 ‘해임’ 당하는 것을 방관하면 졸업 후 교사가 돼 우리가 가르치는 장애학생이 피해를 입었을 때 내가 당한 피해가 아니니까 하며 등을 돌릴 수 있는 그런 교사가 되는 것이 더 무섭다”고 최근 사태에 대한 심경을 털어 놨다.

    학생들은 “지난 2년 간 교육부에 수차례 호소도 하고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교육부는 사범대 양성기관의 불성실한 운영과 전임교수를 부당하게 해고하는 저희 대학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