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웨딩·회혼례로 물든 청남대… 전통 이엉 잇기·종교 화합 탐방까지도민 체험 확산되며 지역문화 가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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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농업기술원의 전통 초기 잇기를 하고 있다. 초가집이 없어지면서 요즘 보기 힘든 장면이다.ⓒ충북도
충북 전역이 늦가을 정취 속에서 각기 다른 ‘특별한 순간’을 품고 있다.청남대의 따뜻한 야외 예식부터 농업기술원의 전통 초가 잇기, 종교계가 함께 걸은 어울리길 탐방까지… 일상의 공간들이 문화적 의미를 더하며 도민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자연 위에 올린 예식… 청남대서 스몰웨딩·회혼례 잇달아옛 대통령별장 청남대가 최근 야외웨딩 명소로 떠오르면서, 20명 미만의 스몰웨딩과 60주년 회혼례가 이어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30일 충북도에 따르면, 대청호의 윤슬과 단풍이 겹겹이 내려앉은 호수광장에서는 30대 부부의 작은 결혼식이 치러졌다.양가 부모와 형제만 참석한 ‘진짜 스몰웨딩’으로 진행됐고, 신랑·신부는 “청남대는 시간 제약이 없고 자연이 예식을 완성한다”고 말했다.이어 지난 22일에는 대통령기념관 영빈관에서 80대 부부의 회혼례가 열렸다.1964년 결혼한 이현태·김재님 부부가 맞이한 60주년 의례로, 장남 이석영 씨는 “전통혼례로 시작했기에 회혼례는 현대식으로 하자는 아버지 뜻을 따랐다”고 전했다.청남대는 2023년 외부에 야외 예식 공간을 개방한 뒤 올해에만 20여 건의 결혼식이 진행되며 새로운 가족문화 공간으로 정착하고 있다. -
- ▲ 청남대에서 열린 스몰웨딩.ⓒ충북도
◇초가 지붕에 깃든 농경의 숨결… 농업기술원 ‘전통 잇기’충북농업기술원은 겨울을 앞두고 민속마당 내 초가집·정자·물레방앗간 등 7개 동의 지붕 이엉을 새 볏짚으로 교체했다.초가집이 사라진 현대사화에서는 초가집에 지붕 이엉을 새 볏짚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이색적이며 보기 드문 장면이다.햇볕과 비바람에 닿는 초가지붕은 매년 11월 전통 방식으로 다시 잇는다. 일정 간격으로 볏짚을 올리고 새끼줄로 단단히 묶어 올리는 이엉 잇기는 숙련이 필요한 전문 작업이다.특히 지붕의 상징 역할을 하는 용마름을 올리는 마무리 과정은 전통미의 완성도를 좌우한다.조은희 원장은 “이엉 잇기는 단순한 보수 작업이 아니라 농경문화를 온전히 느끼게 하는 재현 과정”이라며 “자연스러운 전통미를 지키는 공간으로 꾸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
- ▲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29일 개신교와 천주교 등 종교계 이사 30여 명과 함께 충북 어울리길-공감의 길을 탐방하고 있다.ⓒ충북도
◇종교 경계를 넘어 ‘함께 걷는 시간’… 어울리길 탐방 호응충북도는 29일 김영환 지사와 개신교·천주교 등 종교계 인사 30여 명이 참여한 ‘충북 어울리길-공감의 길’ 탐방을 성료했다고 밝혔다.참가자들은 탑동양관, 서운동 성당, 제일교회를 걸으며 각 지점의 역사와 상징성을 듣고, 스탬프 체험·십자가 마크라메 제작 등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했다.이번 탐방은 서로의 종교 문화를 이해·공유하는 지역 교류의 장으로 평가받았다.‘어울리길’은 존중과 이해를 뜻하는 종교문화 탐방길로 △공감의 길 △은총의 길 △마음 쉬는 길 △말씀의 길로 구성돼 있다.김영환 지사는 “종교문화를 함께 걷고 경험하는 그 자체가 충북의 큰 축복”이라며 “도민 화합의 장으로 자리 잡도록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충북도는 이번 시범운영 결과를 반영해 종교평화 기반 문화사업을 보완·확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