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방치된 건물 정비… ‘도시재생 효과’ 기대법정관리·경영난 끝에 역사 속으로… 김안과 이전 논의 본격화주차장 150대 확보… “의료·상권 재생 함께 추진”
  • ▲ 김안과가 최근 인수한 청주 최병원 건물.ⓒ김정원 기자
    ▲ 김안과가 최근 인수한 청주 최병원 건물.ⓒ김정원 기자
    수년째 방치돼 지역의 대표적 ‘흉물’로 지적돼 온 청주 최병원이 마침내 새 주인을 찾았다. 

    충북 최대 규모 안과병원인 김안과가 최근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리뉴얼과 이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 최병원, 경영난·법정관리 끝에 결국 역사 속으로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 위치한 최병원은 한때 정형외과·재활의학 분야에서 이름을 떨쳤으나, 경영난이 장기화되며 문을 닫은 뒤 수년간 방치돼 왔다. 

    최 병원은 1986년 청주시청 인근에서 최헌식 정형외과로 개원한 뒤 1996년 복대동으로 확장 이전하며 성장했지만, 2007년 최헌식 원장의 별세 이후 의료법인 최헌식기념의료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새로운 운영 체계를 꾸렸다.

    그러나 중형급 병원들과 ‘규모 경쟁’에 나서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2016년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채무 동결로 파산 위험은 넘겼지만 2017년 11월 법원으로부터 “계획안 수행 가능성 없다”는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통보받으며 사실상 정상화의 길은 끊겼다. 

    이후 2020년 7월 법원경매(원감정가 54억원)를 거쳐 새 소유주를 찾았으나, 병원 기능은 회복되지 못한 채 장기간 공실이 이어졌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밤이면 더 흉물처럼 보인다”, “상권 전체가 죽어간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주변 상가 역시 공동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해당 일대는 도시 미관과 안전 측면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 김안과 인수 확정… “도시재생 차원에서 리뉴얼 결단”

    김안과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건물 상태가 장기간 방치돼 보기가 좋지 않았다”며 “도시 재생과 지역 의료 서비스 확충을 함께 도모하는 취지에서 과감히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거래는 기존 채권단과의 협의로 진행돼 경매 절차는 아니며, 관련 내부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식적인 발표도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김안과의 기존 부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실제 이전 시점은 조율이 필요한 상태다.

    김안과 측은 “건물 내부에 손볼 부분이 워낙 많아 즉각적인 이전보다는 리모델링과 구조 안정성 확보부터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역 의료기관 몇 곳이 함께 입주를 문의해와 협의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차장 150대 규모 확보… “지역 상권 회복에도 기여”

    김안과는 주변 토지를 확보해 약 150대 규모의 주차 공간을 마련해 뒀으며, 향후 병원 이전과 함께 복대동 일대 의료·상권 회복에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최병원 주변은 최근 수년간 상가 공실이 늘고 야간 보행환경이 악화되는 등 쇠퇴 현상이 빠르게 진행돼 왔다. 

    김안과의 대규모 리뉴얼이 예정되면서 인근 주민들은 “흥덕경찰서 이전과 청주관광호텔이 문을 닫으면서 이 일대 상권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김안과 이전으로 병원 주변 일대가 다시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안과 관계자는 “도시재생 효과를 고려해 리모델링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협력할 부분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의료 서비스뿐 아니라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