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 만의 직위해제… 설립 이래 ‘최장기 공백 사태’정 총장, 스스로 대학 혼란 막기 위한 결단해야
  • ▲ 충남도립대학교 청양캠퍼스 전경.ⓒ충남도립대학교
    ▲ 충남도립대학교 청양캠퍼스 전경.ⓒ충남도립대학교
    충남도립대학교 정명규 총장이 취임 한 달 만에 직위 해제됐다. 지난 2월 말 6대 총장으로 임명된 그는,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과정에서의 비위 의혹으로 인해 3월 31일 직위해제 조치를 받았다. 이후 경찰 수사가 진행됐고, 최근 사건은 검찰로 송치돼 사법 처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충남도립대는 총장 공석 사태를 여전히 해소하지 못한 채 4개월 넘게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이처럼 총장이 4개월 이상 공석인 것은 대학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로, 그 자체로 대학 운영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총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학사 운영 전반은 혼선을 겪고 있으며, 중요한 정책 결정과 행정 판단도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등 구성원들의 피로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다음 달 2학기 개강이 임박한 시점에서 총장 리더십의 공백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안이다. 총장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니라, 대학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외부 협력을 조율하는 상징적이자 실질적인 리더다. 이처럼 대학 운영의 핵심 자리가 장기간 비어 있는 상황은, 충남도립대의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책임 있는 결단’과 ‘리더십 복원’이 시급하다

    지금 충남도립대에 필요한 것은 문제의 장기화를 멈출 수 있는 책임 있는 결단이다. 우선 정명규 총장은 자신의 사법 처리 상황을 감안해 스스로 사퇴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직위해제 상태가 장기화한 가운데 총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대학의 공공성과 명예에 부합하지 않으며, 혼란을 더 키우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총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대학 운영은 마비 상태에 가깝다. 구성원들은 동요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대학 운영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 지역사회 또한 충남도립대의 행정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 문제는 단지 대학 내부의 위기가 아니라, 지역 발전과도 긴밀히 맞닿아 있는 사안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입학자원 급감으로 대학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최대 위기의 상황이 아닌가.

    충남도와 대학 당국은 더 이상 방관할 것이 아니라, 우선 자신 사퇴를 권고하되 계속 버티면 현행법과 절차에 따라 정 총장의 교체를 추진하고, 곧바로 차기 총장 선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단순히 자리를 채우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대학을 책임 있게 이끌 수 있는 실력과 통찰력을 갖춘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

    ◇‘대학 정상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총장의 4개월 이상 장기 부재는 충남도립대 설립 이래 초유의 사태다. 이는 단순한 행정 공백을 넘어 대학 전체의 동력 상실과 대외 이미지 훼손이라는 위기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정 총장의 결단과 차기 리더십 구축이라는 두 개의 축이 동시에 가동돼야 할 때다.

    충남도립대는 공공성과 책무성을 갖춘 교육기관으로써, 지역 인재를 길러내고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 사명을 지닌 곳이다. 그 사명을 지키기 위해선,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책임 있는 결단이 요구되는 중대한 갈림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