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교육대 학생들 충남 보령서 하계 기술봉사활동 ‘구슬땀’노후 전기설비 수리, LED 전등 교체, 마을 벽화 그리기...주민들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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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 보령군 청라면 일대에서 ‘하계 기술봉사 활동’에 나선 한기대 학생이 마을 벽화를 그리고 있다.ⓒ한기대
한국기술교육대학교(KOREATECH·총장 유길상)의 학생들과 기술연구원 35명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2박 3일간 충남 보령시 청라면을 찾았다.이름은 ‘하계 기술봉사 활동’이었지만, 그들이 남긴 건 기술만이 아니었다. 손으로 전한 온기, 땀으로 그려낸 희망, 그리고 마음으로 쌓아 올린 연대였다.이번 봉사는 사전 현장답사와 마을 회의를 통해 진심이 닿을 수 있는 곳을 찾는 일부터 시작됐다.낡은 전기배선으로 불이 제대로 켜지지 않는 집, 흐릿해진 벽화, 고장 난 수도꼭지. 생활 속 불편함이 당연이 되어버린 공간에서 이들의 손길은 더욱 절실했다.전기공학을 전공한 민준홍 학생은 노후 배선을 점검하고 LED 전등을 달며 말했다.“학교에서 배운 걸 누군가의 집에 직접 적용해 보니, 기술이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힘이라는 걸 실감했어요.”그가 설치한 작은 전등 하나가 어둡던 방 안을 밝히자, 함께 있던 주민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번졌다.청라면의 골목을 화사하게 수놓은 벽화 작업도 이어졌다.디자인공학을 전공한 박준병 학생은 이렇게 이야기했다.“청라면이 탄광 마을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빛을 향해 나아가는 광부의 모습을 그렸어요. 이 마을의 기억이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색을 입혔습니다.” -
- ▲ 충남 보령군 청라면 일대에서 ‘하계 기술봉사 활동’에 나선 한기대 학생이 전구를 달아주고 있다.ⓒ한기대
그림 속 광부는 환하게 웃고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그림을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나가는 아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그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웃었다.물 한 잔 마시기 어려웠던 수도에서 맑은 물이 콸콸 나오자, 어느 어르신은 두 손을 꼭 모으며 말했다.“그냥 물이 아니야. 마음이 와닿았어. 고맙고, 또 고마워요.”기술은 사람의 삶을 바꾸는 언어다. 한국기술교육대 학생들은 그 언어로 마을과 소통했고, 그 안에서 배움의 참뜻을 다시 새겼다.김병기 학생처장은 “이번 봉사는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이 누군가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수요자 중심의 봉사학습을 확대해 지역과 함께 숨 쉬는 대학이 되겠다”고 말했다.3일간의 짧은 여정. 그러나 청라면의 골목 어딘가엔 여전히 환한 빛이 남아 있다. 기술로 지은 집, 그림으로 물든 벽, 그리고 나눔으로 이어진 마음.그 기억은 누군가의 삶을 오래도록 따뜻하게 밝혀줄 것이다. -
- ▲ 충남 보령군 청라면 일대에서 ‘하계 기술봉사 활동’을 벌인 한기대 학생과 기술연구원이 단체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