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오세훈도 ‘도정‧시정 우선’… 이장우만 거스를 순 없다”불출마가 곧 책임… 시장직 지키려면 대권은 내려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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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장우 대전시장이 최근 시청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대전시
최근 이장우 대전시장이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며 지역 정가에 뜨거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스스로는 ‘충청권 단일후보론’까지 제기하며 정당성과 명분을 강조하지만, 이 같은 행보는 현재 이 시장이 맡은 대전시장이라는 공직의 무게를 가볍게 여긴 처사다.시정에 집중해야 할 단체장이 대통령 선거에 나서겠다는 건, 말 그대로 시정의 공백을 자초하는 일이다. 대전시는 지금 도심 재개발, 트램 등 교통망 확충, 청년 일자리, 대덕특구 활성화 등 민생과 직결된 중대한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 이 시점에 시장이 대권 행보에 나서면 행정은 뒷전으로 밀리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더욱이 이장우 시장의 조기 대선 도전은 국민의힘 내부 기류와도 맞지 않는다. 지난 10일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충남 도정에 집중하겠다”며 조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과 이틀 뒤에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서울시정에 전념하겠다”며 같은 결단을 내렸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대표하는 두 광역단체장이 모두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힌 마당에, 이장우 시장만이 홀로 ‘대권 가도’에 나서려는 것은 명분도 없고, 책임도 없다.특히 이 시장이 ‘충청권 대망론’의 주자로 스스로를 띄우고자 한다면, 지금의 조급한 행보는 오히려 독이다. 대망론은 단순한 지역 출신 프리미엄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역을 변화시킨 실적과 국민적 공감, 국가 비전이 따라야 한다. 행정 성과도, 국민적 주목도도 아직 확고히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권을 논하는 것은 무모한 도박일 뿐이다.더 나아가, 시장직을 유지한 채 대선에 뛰어든다는 건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다. 최소한의 도의와 정치적 양심이 있다면 출마를 원하면 시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공직은 사익의 디딤돌이 아니다. 지금 이장우 시장이 필요한 건 출마 선언이 아니라 불출마 선언이다. 그 선택이야말로 시민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이고, 정치인의 품격이다.대전시민은 지금 대전을 변화시켜 줄 시장을 원한다. 누군가의 정치적 야심을 위한 ‘스쳐 가는’ 단체장이 아니라, 대전의 10년을 설계할 ‘일꾼’을 원한다. 대권보다 더 크고 무거운 것이 바로 ‘시민의 신뢰’임을, 이장우 시장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