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릴렌 기반 초박막 미세유체 장치로 반응시간 6밀리초까지 ‘단축’시료 소모량 3분의 1로 줄이고 정밀도·재현성 높인 ‘TRCEM 혁신’
  • ▲ KAIST 화학과 강진영 교수와 물리학과 이원희 교수의 공동 연구팀.ⓒKAIST
    ▲ KAIST 화학과 강진영 교수와 물리학과 이원희 교수의 공동 연구팀.ⓒKAIST
    생화학 반응의 ‘찰나’를 포착하는 시대가 왔다. KAIST가 기존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초고속 생화학 반응 분석 장치를 개발하며 구조 생물학과 신약 개발 등 생명과학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화학과 강진영 교수와 물리학과 이원희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초고속 생화학 반응연구를 위한 ‘패릴렌(parylene)’ 기반 박막 미세유체 혼합-분사 장치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 시간 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TRCEM, Time-resolved cryo-electron microscopy) 기법의 한계를 극복해, 시료 소모량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동시에 분석 가능한 최소 반응시간을 수십 배 향상시켜 6밀리초(1000분의 6초)까지 단축했다.

    시간 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은 단백질 복합체의 반응 중간 상태를 초저온에서 빠르게 냉동해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로, 최근 특별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통상적인 초저온 전자현미경 분석에서는 짧은 시간 존재하고 사라지는 반응 중간체를 포착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TRCEM 기법이 개발됐으나, 기존 기술은 많은 시료 소비와 제한된 시간 해상도 등의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박막 패릴렌 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혼합-분사 장치를 개발했다. 본 장치는 시료의 양을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 실질적인 연구의 어려움을 개선했으며, 미세유체역학 소자 내에서 반응 개시에 드는 시료 혼합 시간을 0.5밀리초로 줄여 전체 반응시간을 6밀리초까지 줄였다. 또한 소자의 일체형 설계를 통해 실험의 정밀도와 재현성을 향상했다.

    강진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TRCEM 기법을 더욱 실용적으로 만들었으며, 구조 생물학 및 신약 개발, 효소 반응연구, 바이오 센서 개발 등 다양한 생명과학 및 의약 분야에서 패릴렌 박막 소자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원희 교수는 “연구팀은 앞으로 이를 활용한 생화학 반응연구와 더 빠른 반응 분석을 위한 성능 향상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과 석·박통합과정 황혜랑 연구원이 제1 저자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5년 1월 28일 자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