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범유행 당시 月 알코올솜 1억5000개‧면봉 1억개 ‘생산’진단키트‧클렌저‧의약품 등 바이오 의료기기, 화장품 등 ‘외연 확장’“의료진단기기‧테스트분야의 글로벌 리더 美 Abbott社에 납품…기술력 인정”“진단부터 치료까지 원스톱으로 파이프라인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
  • ▲ 국내 알코올솜 70%를 점유하고 있는 알코올 솜 분야의 전문기업인 ‘HLB㈜ 헬스케어 남윤제 대표이사가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 국내 알코올솜 70%를 점유하고 있는 알코올 솜 분야의 전문기업인 ‘HLB㈜ 헬스케어 남윤제 대표이사가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국내 알코올솜 70%의 점유하고 있는 알코올솜 분야의 전문기업인 ‘HLB㈜ 헬스케어(대표이사 남윤제, Hyumeon Life Better, 세종시 연동면 명학산단서로 10-5)’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성공한 기업이다. 

    알코올솜은 대기업이 만들기에는 캐시카우가 적고 중소기업이 만들자니 기술력과 기존 업체의 시장 장악으로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아서다. 알코올솜은 알코올을 머금은 솜으로 상처, 긁힌 자국, 피부를 소독하는데 사용하는 의약외품이다. 

    창업 당시 남윤제 대표(49)는 알코올 솜에 천착한 것은 ‘딱 그거였다’. “대기업이 하는 것은 못 하겠고, 소규모 자본으로 작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한 결과 알코올 솜을 타킷으로 삼았고 결국 멋지게 성공했다.”  

    남 대표는 알코올솜을 개발했지만, 병원에서는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깝다’며 사용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알코올솜을 납품한 것은 대한적십자 혈액원이다. 단체헌혈 시 약솜을 하나씩 뜯어 쓰기가 어렵다 보니 우리 제품을 좋은 가격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병원 진출은 애를 먹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구매본부에 3년간 영업을 하며 수없이 문을 두드렸다. 결국, 신촌세브란스가 환자를 위해 구매하기 시작해 납품하기 시작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가격이 비싸도 환자를 위해 제품(알코올솜)을 사용한다는 철학이 있었다. 이어 서울대병원, 삼성병원, 아산병원에 이어 성모병원에도 납품하고 있다. 남 대표가 신촌세브란스는 종교계열이고 여기를 뚫어야 다른 병원에도 납품할 수 있다는 전략을 세웠고, 무던히도 쫓아다녔던 것이 알코올솜 납품의 봇물이 터진 것이다.
  • ▲ 남윤제 ‘HLB㈜ 헬스케어 대표이사가 사장실에 진열된 미국 애보트사와의 납품 스토리와 계약 관계자료를 가르키며 설명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 남윤제 ‘HLB㈜ 헬스케어 대표이사가 사장실에 진열된 미국 애보트사와의 납품 스토리와 계약 관계자료를 가르키며 설명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이 회사 생산품 알코올 솜을 비롯해 코로나 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키트 검체로 코에 넣는 면봉도 이 회사에서 만든다. 동물용 의약외품으로 우리 회사가 잘할 수 있는 알코올솜 분야인 개‧고양이 눈물 흘리는 것을 닦아내는 티슈 등도 생산한다. 또, 매니큐어 지울 때, 블랙박스·휴대폰 화면 닦을 때, 알코올이라 잘 닦이고 빨리 마른다. 무좀약을 바르기 전에 환부에 소독할 때도 사용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HLB㈜ 헬스케어의 생산제품은 알코올솜 ‘이올스왑’을 비롯해 ‘렌즈쓱싹’, ‘아임얼라이브’, ‘생각밸런싱’ ‘페미닌 클렌징 티슈’, ‘생각 밸런싱 페미닌 휩드 워시’, ‘생각 페미닌 이너 케어 젤’, ‘OH! MY SWAB’ 등 종류가 꽤 많다. 또한, HLB㈜ 헬스케어는 화장품 분야도 진출했다. 여성 페미니 케어 등은 2023년에 론칭했다. 이 회사는 진단부터 치료까지 원스톱으로 가는 그룹 수준의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이 회사는 코로나 범유행 당시 알코올 솜 개당 10원짜리를 월 1억장, 1억5천 장씩 생산했다. 면봉(개당 100원)은 수십억 개를 병원과 보건소 등에 납품했다. 알코올솜 생산 국내 최강자 기업으로 알코올 솜도 비슷한 규모로 생산해 대박을 터트렸다. 

    HLB㈜ 헬스케어 직원들은 알코올 솜 1개 10원 면봉 1개에 100원에 불과하지만, 평소 대화에서 100만개, 1천만개, 1억개를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데, 은행원처럼 숫자에 둔감하지만, 듣는 사람은 깜짝 놀란다.  

    준비된 자에게 ‘운(運)’이 따랐고, 기회도 열렸다. 알코올솜과 면봉은 코로나 펜데믹 당시 불티나게 팔려나겠다. 연간 매출이 300억 원대에서 1500억원 대까지 껑충뛰었다. 한국무역협회로부터 2천만불 수출탑도 이때 받았다. 코로나 범유행 이전에는 이 기업은 100억대의 매출에 불과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첫해인 2020년의 매출액은 650억원, 2021년 1200억원, 2022년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미국에 500억원 규모의 수출도 했다. 2024년에는 코로나 수혜가 사라지면서 300억원대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당시 씨드머니(M&A)가 만들어졌다.
  • ▲ ‘HLB㈜ 헬스케어 남윤제 대표이사가 대표 상품이자 코로나 팬데믹 당시 최대 수혜주인 알코올솜 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 ‘HLB㈜ 헬스케어 남윤제 대표이사가 대표 상품이자 코로나 팬데믹 당시 최대 수혜주인 알코올솜 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이같은 성공은 거져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남 대표는 동업했다가 실패의 쓴맛을 봤다. 그는 대전 한밭대(화학전공)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지인과 3년간 동업을 하며 역시 그의 주무기인 알코올솜을 제조했다. 지인과 갈등을 겪으면서 지분을 모두 빼앗기는 아픔을 겪었다. 빼앗긴 회사는 결국 없어졌다. 첫 동업의 실패는 속상했지만, 2008년 세종시 연동면으로 낙향해 임대 공장(100평)에서 ‘㈜에프에이’를 창업했다. 어렵사리 대출 등 90억원을 탈탈 털어 쏟아부었다. 주변에서는 매출보다 대출이 많다 보니 ‘모두가 곧 망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다행히 운이 좋아서 그다음 해 80억원 대의 매출과 함께 30% 성장했다. 매출이 빨리 일어나면서 현금이 돌게 됐고 원금 일부를 상환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지금은 엑시트(exit)를 할 정도로 멋지게 성공했고 인생의 터닝포인트(turning point)가 됐다.” 

    그에게는 수출 운도 따랐다. 의료진단기기 및 테스트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미국 애보트사(Abbott) 1차 벤더로서 알코올솜과 제품영역이 늘어난 것이다. 미국 애보트는 남미, 한국 애보트는 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맡고 있는데, 제품영역이 늘어난 것은 알코올솜이 애보트 영역이기도 하지만, WHO가 말라리아, 뎅기열 예방 접종을 위해 사용하는 알코올솜을 애보트에 기본적으로 납품하는 물량만 60~70억원에 이른다. 특히 애보트사 납품 과정에 알코올솜 퀄리트가 올라갔고, 매년 실사를 받는데 우리회사가 협력업체 중 최우수 협력업체의 상을 받았고 다음 해 매출을 보장받았다.

    그는 자신이 키워놓은 기업을 가져간 HLB㈜그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그룹은 총 계열사가 53개 정도 되는데, HLB㈜는 원래 주 아이템은 신약 개발이었다. 간암 치료제는 임상시험 중 3상까지 끝나서 지금 FDA 허가과정에 있다. 

    남 대표는 “당시 M&A 제안이 들어왔을 때, 이 정도 사업이면 성공한 사업가라는 생각이 들어 적극적으로 응했다. M&A를 통해 평생 먹고 살 돈을 마련했다. 1천억원 이상 M&A를 했으니 그 정도의 회사를 키울 가치를 만든 것이 자신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1500억원의 매출은 언제든지 잃을 수 있고 언제 이 정도의 가치를 받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 M&A 결단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남 대표의 현재 그룹에서 포지션은 주주이자 임원이다. HLB㈜ 헬스케어는 직원 150여 명, 연구직 6명이고 카이스트와 산학협력을 하고 있다.
  • ▲ ‘HLB㈜ 헬스케어 남윤제 대표이사가 코로나 팬데믹 당시 월 1억개를 넘개 생산했던 면봉을 들어 보이고 있다.ⓒ이길표 기자
    ▲ ‘HLB㈜ 헬스케어 남윤제 대표이사가 코로나 팬데믹 당시 월 1억개를 넘개 생산했던 면봉을 들어 보이고 있다.ⓒ이길표 기자
    남 대표는 2016년에 주주이자 HLB㈜ 헬스케어 CEO로 입사와 함께 3년 전 ‘엑시트’를 했다. HLB㈜그룹의 M&A가 이뤄지면서 상호가 HLB㈜ 헬스케어로 바꾼 것이다. 애초 이 회사는 계열사로 가는 상황이었는데, 워낙 수익구조가 좋다 보니 HLB㈜ 헬스케어에 비해 상장사들은 4년간 적자가 있었지만, 상장폐지 관리종목으로 HLB㈜ 헬스케어로 합병되면서 법인 2008년 창업한  ㈜에프에이도 사라졌다. HLB㈜는 백신 유통채널 계열사를 보유하는 등 인수합병이 많아지면서 법인이 53개, 이 중 상장사만 9개다.

    남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제조업을 오래 하다 보면 한계치라는 개념이 있다. 그래서 45세에 ‘엑시트’를 하려고 했다. 늦긴 했지만, 47세에 엑시트를 했다. 2008년 창업한 ㈜에프에이 운영 당시 ‘가장 잘 웃을 때 떠나라’는 얘기가 있듯이 회사는 지속 가능한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HLB㈜ 헬스케어는 감염증의 기본 과정인 소독에 필요한 제품의 사용과 유통을 쉽게 하는 기업의 역량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천연물 추출물을 기반으로 하는 향균, 방부제, 소독제 및 생명공학 산업 전체에 축적된 연구 역량과 기술을 보유한다. 이를 기반으로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로, 최첨단 시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인 그는 이 회사는 그룹(회장 진영분)의 계열사 중 하나이고, HLB㈜ 헬스케어는 제가 운영했던 사업장으로, 전결권을 제가 가지고 있다. 남 대표는 “HLB㈜ 헬스케어는 질병 예방을 위해 자가진단이 가능한 면역 진단용 키트를 개발해 진단 전문기업으로 발전하는 것이 그가 지향하는 최종 목표”라고 했다.

    “내 경영철학은 ‘인성(人性)’이다. 인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인성을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저는 살면서 더 배우려고 하고, 반성도 많이 하고 살고 있지만, 기본적인 인성은 태어나서부터 가정환경에서 몸에 배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MZ 세대 남한테 피해를 안 주니까 나쁘지는 않지만, 다만 배려가 좀 부족하다. 이것은 MZ 세대의 문제만이 아니고 기성세대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 배려가 작게 보면 자기 자산에 대한 배려부터 나와야 한다.” 

    “안타깝게도 MZ 세대는 맨날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몸에 대한 배려를 해줘야 하는데 본인에 대한 배려를 안 한다. 업무을 잘하고 못하고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자신에게 배려를 해 줘야 좋은 생각 나오고, 좋은 말이 나오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 어쨌든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
  • ▲ HLB㈜ 헬스케어 대표 상품인 이올스왑.ⓒHLB㈜ 헬스케어
    ▲ HLB㈜ 헬스케어 대표 상품인 이올스왑.ⓒHLB㈜ 헬스케어
    그는 경영철학으로 ‘3F(First‧Future‧Fun)’을 바탕으로 쾌적한 생활을 위한 건강·안전·의약 관련 제품 생산, 진단 전문기업으로의 성장을 구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HLB㈜ 헬스케어가 ‘퀀턴점프’를 했는데, 앞으로도 3~4년에 한 번씩 올 것 같다”고 했다. “알코올솜은 흔하고 거들떠 보지 않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이고 갔고 ‘신의한수’였다. 이 모든 것은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운이라는 것이 찾아 왔다”고 회고했다.

    사업을 하면서 먹고 살기 바빴고 옆에 보이지도 않았다는 남 대표는 직원들 월급을 주는 등 맨날 이런 삶 속에서 살다가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고,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최근 사회공헌활동을 왕성하게 한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세종공동모금회 등에 주기적으로 기부하고, 현재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 기업협의회 사무국장과 세종시상공회의소 부회장, 초록우산세종지부 후원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박소영 팀장은 “코로나 팬데믹 등 감염병이 사람들의 삶을 흔드는 시기를 경험하면서 질병의 예방과 진단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커졌다”면서 “HLB㈜ 헬스케어는 비강용 검체도구를 미국 헬스케어 기업 애보트(Abbott)사에 납품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으로 앞으로도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바이오, 의약외품, 화장품 등 분야에서 역량을 지속해서 발전시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