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우연한 기회에 입문…‘꽃을 캔버스에 담고 싶은 꿈’ 이뤄제 삶에 가장 잘한 일…“그림은 행복한 순간 만들어주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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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성모병원 갤러리에서 3월 한 달 동안 ‘내 삶을 즐기며’ 전시회를 여는 문영희 작가(78).그는 3년 전부터 서양화(유화)를 시작했다. 그림이라고는 여고 시절 미술 시간에 그린 수채화가 전부였던 그가 3년 동안의 노력 끝에 ‘작가 문영희’라는 이름으로 생애 첫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그림은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주는 소중한 선물’”이라고 밝혔다.희수(喜壽.77세)는 칠순을 넘어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이 때를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와 잔치를 열었다. 희(喜)는 기쁘다는 뜻이며, 수(壽)는 오래살기를 기원하는 장수라는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희수는 기쁜 마음으로 장수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다. 희수의 나이에 첫 전시회를 연 문영희 작가의 전시회가 값진 이유다.그는 꽃을 너무 좋아해서 기회가 되면 꼭 꽃을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는 우연히 길에서 5년 전부터 그림을 그리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선배를 만나 3년 전 그림에 입문했다.미술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청주여고에 다니던 시절, 미술 시간에 아그리파 석고상을 소묘하거나 수채화를 그린 것이 전부였던 그에게 70세를 넘은 나이에 처음 접한 서양화는 무척 생소했다. 그는 여고를 졸업하고, 금융기관에 근무하다 결혼을 하면서 전업주부로 살았다.“처음에는 캔버스에 붓을 대는 것조차 겁났어요. 자신이 없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제를 선택해서 붓을 잡는 순간 고민과 잡념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어요. 오직 그림에 몰두하게 되고, 시간이 너무 잘 가요. 늘 그림을 선택한 것이 제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저를 칭찬합니다. 나이를 잊고 몰두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더욱이 미술 작가 문영희로 불려지는 제가 너무 대견합니다. 하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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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된 그의 작품에는 꽃이 많고, 화려하다. “주변에 친구나 지인들이 평소 제 성격과 취향이 그대로 작품 속에 나타났다고 해요. 저는 화려하고 밝은 색감을 좋아해요. 그래서 옷도 화려한 색이 많아요.”그는 요즘 10여 년 이상 활동한 선배들로부터 칭찬을 많이 듣는다. 그럴 때면 그는 쑥스럽고 어색해 손사래를 친다.“단 한 번도 제 그림 실력이 좋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처음 캔버스 앞에 앉았을 때는 붓도 대는 것조차 어려웠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림의 소재와 주제가 정해지면 과감하게 붓을 들게 된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 열정이 남아있는 한 그림 그리는 일은 계속 할 거예요. 다음에는 제 마음에 쏙 드는 작품들만 골라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그는 전시회 초대의 글에 ‘제 삶에서 가장 잘한 것은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다. 텅 비었던 마음에 여백을 채우기 위해 3년이란 세월 동안 그려본 소중한 작품을 전시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적었다.그는 ‘오늘의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준 해오름화실 회원들의 한결같은 열정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늘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주신 이세훈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함께 활동하는 회원들은 6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모두 퇴직을 하거나 전업주부로 생활을 하다 용기를 내 미술에 입문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문 작가는 그동안 가로미술협회 초대, 추천 작가로 이연회 출품 3회, 충북미술대전 출품과 가로미술협회 특선, 우수, 금.은.동상을 수상했다. 자연미술협회 교류전에 3회 출품했으며, 이연회, 사생회, 자연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