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만 100개 넘어…매년 반복·재탕 프로그램 ‘대부분’ 김태흠 지사 “콘텐츠 부족·부실…필요하면 사람 바꾸고 새 판 짜야” 강우현 대표 “‘백제’ 주제 뛰어넘어야 차별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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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 최대 규모의 축제인 ‘2023 대백제전이 69회째를 앞두고 있지만, 매년 반복적으로 되풀이 하는 ‘백화점식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새 판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국내 대표 역사문화축제인 대백제전의 프로그램이 100개가 넘고 축제 기간도 17일간 개최되지만, 매년 반복‧재탕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어서 예산 181억 원을 투입하고도 새로운 콘텐츠가 부족·부실하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온다. 외지인들이 대백제전 하면, ‘백제’라는 말 밖에 각인되는 것이 없다고 할 정도다.2023년 대백제전 주요 프로그램 중 공식프로그램은 개막식(공주 ‘백제의 중흥’), 폐막식(부여 ‘백제, 문화로 꽃피우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수상 멀티미디어 쇼·미디어아트전시관(백제왕의 생애, 금동대항로 전시), 교류프로그램으로는 시·군 및 백제권역 교류, 국제학술포럼, 친환경 프로그램 등으로 타지역 문화축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공주시는 프로그램 31개 중 신설 프로그램으로 공주의 미래유산백제문화제(주제관), 왕릉음악회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부여군은 40개의 프로그램 중 백제전투, 백제군 기마무예체험 등 5개를 신설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대백제전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올 가을 축제부터 기존 형식을 파괴하고 대대적인 혁신‧개혁을 통해 콘텐츠 내용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충남도청에서는 대백제전을 앞두고 프로그램이 전년도와 별반 다른 것이 없자 심지어 변화와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면, 사람까지 바꿔서라도 성공적인 축제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김 지사는 “2023 대백제전은 기본 콘텐츠로는 부족하고 한계가 있다. 대백제전은 작년에 개최한 보령세계머드박람회‧계룡세계군문화축제의 예산보다도 많다. 새 판을 짜야 한다”며 최근 간부공무원에게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아울러 김 지사는 대백제전과 관련해 다음주 도지사 주제로 회의를 열어 콘텐츠 업그레이드, 홍보전략, 관광객수용대책 등 전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충남도와 공주시‧부여군‧백제문화제재단이 9월 23일부터 10월 9일까지 ‘대백제, 세계와 통(通)하다’라는 주제로 공주시와 부여군 일원에서 개최되는 2023 대백제전은 목표 관람객 150만 명(내국인 148만 명, 외국인 2만 명)이며, 예산은 도비 17억8000만 원, 공주‧부여 각 28억 원, 세계화 기금 107억2000만 원 등 181억 원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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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백제전 중점추진사항은 △ICT 첨단기술 융복합 콘텐츠화 및 MZ 세대 축제 참여 확장 △백제의 자연환경(금강‧백마강) 활용한 야간 체류형 프로그램 강화 △백제의 왕‧금동대향로 콘텐츠 활용, 전시체험공간 구성 △백제권·고대 삼국권역, 백제해외교류국단체장·공연단 초청 △백제 역사문화의 국제적 위상 제고·문화적 업적 재확인 등이다.대백제전을 준비하고 있는 신광섭 (재)백제문화제재단 대표이사는 “뭔가 특별한 것은 없지만, 대백제전은 우리나라 역사 문화축제의 효시격”이라며 “충남 13개 시·군이 대표 프로그램 하나씩을 가지고 참가한다. 또, 재단으로서는 기관통합으로 인해 마지막 축제이다 보니 부담이 더 된다”고 말했다.그는 “대백제전이 충청도를 대표하는 축제로, 세계화로 나가는 축제이기는 하지만 기본 정체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올해 대백제전은 전년도 축제보다 조금 다양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김 지사는 지난 4월 21일부터 6박 7일간 일본 구마모토현, 오사카, 나라현, 시즈오카현, 도쿄 등 5곳을 방문, 2023 대백제전과 금산세계인삼축제 홍보 및 행사에 공식초청을 한 만큼 일본인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따라서 과거 일본이 백제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만큼 많은 일본 광관객들이 축제에 참여해 백제문화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느끼고 감동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충남도 관계자는 “아직 주요 프로그램이 확정은 안 됐지만, 대백제전이 규모가 큰 만큼 특색 있고 새로운 대표 프로그램으로 수상 멀티미디어쇼, 미디어아트전시관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백제문화재단은 대표 프로그램과 개막식(공주), 폐막식(부여) 등 주요 프로그램을 맡고 공주시와 부여군은 지역 실정에 맡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문화축제 한 전문가는 “문화축제 콘텐츠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통문화를 계승하되 지역의 독특한 자원을 활용해 문화를 체험하고, 다양한 기관, 단체, 예술가 등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자원 공유, 경험과 전문성을 나눔으로써 축제의 질과 다양성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예술과 공연, 전시 등 창조적인 프로그래밍을 통해 관객이 축제에 참여하고 즐기는 동시에 예술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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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산시가 ‘성웅 이순신을 품다’를 주제로 지난 4월 28일부터 사흘간 개최한 ‘제62회 성웅 이순신축제’가 도식적, 반복적인 축제에서 벗어나 프로그램 ‘얼개’를 전면 개편, 개최한 사례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2023 대백제전은 백제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축제의 내용이 매년 반복적으로 백화점식 콘텐츠의 한정성의 문제, 축제의 매력과 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홍보전략과 채널의 활용 문제, 관객들이 축제를 즐기며 콘텐츠 체험 기회와 활동 부족, 축제의 질과 규모를 유지하거나 새롭게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상황이다.남이섬을 설계‧개발한 강우현 제주 탐나라 공화국대표는 “공주와 부여가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만큼 대백제전이 흥행과 차별화를 위해 ‘백제’라는 주제를 과감히 넘어서야 한다. 백제에서 후백제를 반영하면 콘텐츠가 두 배로 늘어나는 것처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인배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백제문화제 활성화 방안(2016년)’과 관련해 “백제문화의 정체성 및 고유성의 반영과 관광객 유인력이 미흡하고, 충남의 문화 역량의 세계에 선양하기 위해 차별화와 지역 역량 결집이 필요하며, 타 문화제에 비해 많은 재정을 투입하고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 촉진 등 명성과 성과의 내실화가 부족하다”며 “조직, 관리운영, 주민 및 시·군협력 등의 개선방안이 필요하고 기존 프로그램의 틀을 과감하게 깨는 등의 차별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한편 충남도와 백제문화제재단은 1일 2023 대백제전 홍보대사로 국악인 김덕수‧박애리 씨, 7인조 아이돌 가수 빌리, 배우 박시후 씨를 위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