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회·직원들, 30일 오경나 총장 출입 막아…이사회 전격 취소충청대 “경쟁 대학 전 총장 임명 자존심도 없다”…보과대도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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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대학교가 신임 총장 선임 문제로 놓고 내부 갈등이 격화되면서 대학 설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학교법인 충청학원은 30일 이사회를 열어 오경나 충청대 총장 후임으로 송승호 전 충북보건과학대학 총장 임명을 승인하려 했지만, 교수회와 직원들의 반대로 이사회는 전격 취소됐다.오 총장이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본관 건물로 들어가자 교수와 직원들이 출입을 막았고, 오 총장은 넘어져 다친 상황도 발생했다.이사회 장소인 대회의실 앞에는 여교수와 여직원들이 겹겹이 서 출입을 막은 채, 총장 임명 철회와 오 총장의 사퇴 등을 촉구했다.충청대 내부 갈등은 4년 임기가 다음 달 30일에 끝나는 오 총장이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신임 총장에 송 전 충북보과대 총장 임명을 추진하려다가 대학 구성원들에게 알려지면서 극심한 반발에 부딪힌 것이다.교수와 직원들은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이나 협의 없이 새로운 총장을 임명하려는 자신들을 무시한 처사”라며 “특히 지역 전문대학으로 경쟁을 벌여온 충북보과대 전 총장을 임명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오 총장은 “송 전 총장의 능력 등을 고려해 총장 임용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교수회와 직원들의 반발로 사실상 송 총장의 임명은 무산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이윤호 충청대 교수협의회장은 “오늘 이사회 개최를 못 하게 막았다. 오 총장이 혼자 판단한 송 전 총장의 임명은 상도에도 맞지 않고 우리 대학과 충북보과대가 모두 불행해진다”며 “오 총장이 신임 총장 임명을 독단적으로 혼자 결정한 것은 크게 잘 못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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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협의회장은 “사전에 총장 추대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총장에 대해 도덕적으로 검증했어야 했다. 오 총장이 이사장과 총장으로 재임(12년간)하는 동안에 대학 구성원들은 대학발전을 위해 여태까지 참아왔다. 이번 사태는 대학이 망한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고 교직원들이 들고 일어났다”고 밝혔다.충청대 A 교수는 “오 총장이 내부에도 훌륭한 총장 후보가 있는데도 경쟁 관계 대학인 충북보과대 전 총장을 임명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오 총장은 자존심도 없다. 이런 발상 자체가 너무 한심하다”고 비난했다.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충북대학총장협의회에서 만난 송 총장이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오 총장의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것을 이용해 자신의 총장 욕심을 채우려다 화를 불러왔다”고 꼬집었다.충북보과대 B 교수는 “충북보과대 총장을 역임한 사람이 충청대 총장으로 간다는 것이 제정신이냐. 우리 대학에서 각종 정보와 노하우가 쌓여 있는 사람이 충청대 총장으로 가서 그 노하우를 그대로 써먹고 기밀을 누출할 가능성이 크다. 인간적으로나 경우 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송 전 총장의 충청대 총장 임명을 반대했다.한편 충북보과대도 지난달 8일 명예 퇴임을 한 송 전 총장의 충청대 이직 사실에 당혹감과 함께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양 대학 모두 송 전 총장 임명에 거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