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 간부공무원 ‘초비상’…김 지사, 연일 실국원장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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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충남도청 간부공무원들에 대해 연일 질책이 이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김 지사는 지난 4일 실·국·원장회의에서 “간부들에게 서운하고 싫은 소리를 해야겠다”며 작심 발언을 했다.그는 “실·국·원장들이 민선 8기 도정방향과 제가 추진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서 같이 공유를 못 한 것 같다”고 혹독하게 지적하자 회의장에 일순간 냉기가 돌았다.그러면서 “실·국·원장들이 보고는 아주 일상적이고, 아이디어는 제대로 가져오지 않고 가끔 안 된다고만 이야기한다. 그러면 저와 같이 일을 못 한다”고 경고하자 간부 공무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김 지사의 의중은 도청 수장이 바뀌었지만, 개혁과 변화는커녕 결재하고 도장만 찍는 ‘전형적인 철밥통’ 간부와는 함께 못 가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또, 김 지사의 이 같은 질타는 최근 ‘갑질 논란’ 등 도청 간부들이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즉, 일부 간부들이 민선 8기 ‘힘쎈 충남’ 및 도정방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김 지사 역시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도청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지난 5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김 지사는 “우리가 하는 일들은 쉬운 일들이 아니다. 그러려면 간부들이 어떻게든 해야 하겠다는 집념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관행이 밑에서 올라온 결재 서류에 도장만 찍는 그런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실·국·원장들은 부서의 장관이라고 생각하고 도지사가 지시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지사에게 이런 일을 하자고 제시하는 등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도정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실·국·원장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아직 제 눈에 좀 덜 찬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김 지사가 간부들에게 혹독한 비판을 연이어 한 것은 최근 미국 뉴욕 방문 당시 동행한 도청 주무관의 적극적인 일 처리와 현지에서의 활약상 등을 보고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팀장과 주무관들은 열심히 하는데 상대적으로 간부들은 적극적으로 도정을 챙기지 않고 아이디어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김 지사는 5일 민선 8기 ‘힘쎈 충남’ 100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찬장에서 기자들에게 “뉴욕 방문 당시 주무관들이 정말 적극적으로 일 처리를 잘했다”며 “실력 있는 이들을 과감하게 사무관으로 발탁, 함께 일을 하고 싶을 정도”라고 극찬했다.이어 “차기 인사는 도지사 취임 후 제 의중이 실린 첫 번째 인사다. 도청 실·국·원장 중 민선 8기 도정방향 등을 공유하지 못한 간부 등에 대해서는 인사에 반영시키겠다”며 연말 인사 가드라인을 제시했다.결론적으로, 김 지사가 민선 8기 힘쎈 충남, 도정 방향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능력이 떨어지는, 자질 없는 간부를 솎아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