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과수농가 “‘배’ 약흔자국’…상품성 떨어져 올 농사 망쳐”

충남 천안 과수농가들이 수확기를 맞아 최근 살포한 약제로 인해 ‘배’에서 ‘약흔자국’이 발견돼 상품성이 떨어져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지역 과수농가들과 시에 따르면 천안에서 이 같은 피해를 본 과수농가는 80여 농가이며 피해 과실 봉지 수는 약 800여 만 봉, 피해 금액은 5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됐다.

피해 과수농가는 약제 살포 초기의 ‘약흔’ 피해를 본 데다 최근 비가 자주 내리면서 배봉지 입구, 배 꼭지, 나무줄기, 나뭇잎 등에 있던 약제가 흘러내리면서 배에 스며드는 2차 피해까지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천안시농업기술센터는 ‘긴급 방제약제 선정심의’에서 화상병 약제로 등록되고 ‘생육기 사용 가능 약제’ 6개 회사 제품 중 A사의 ‘B’ 제품을 선정했다. 

이어 지난 7월 21일부터 농협을 통해 과수농가에 약제 공급돼 수령 즉시 농가에서 살포한 결과 이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

유영호 천안지역 과수농가 피해대책위원장은 14일 오전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A사는 피해 농가를 우롱하지 말고 사태 해결을 위해 성실하게 현실 피해보상에 임하라”며 “A사의 책임 있는 책임자가 협상에 임하고, 정확한 피해를 파악하기 위한 합동 공동조사단 참여, 피해율만큼 현실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과수농가의 주장과 관련해 약제를 공급한 A사 측은 피해 과수농가에 개별합의 의사를 밝힌 반면, 공동조사단 참여는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과수농가에서 약흔자국 피해가 발생하자 피해보상에 나서 배 전량 매수 10여 농가, 피해율 5~7% 보상금 합의 20여 농가, 합의하지 않은 농가가 50여 농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천안시 관계자는 “A사가 공급한 약제는 관내 945 농가(1억1500만 원)에 보급됐고, 100여 과수농가에서 약제를 살포했다”며 “지난주 말부터 피해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