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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홍의 시사칼럼] 무능정권 임기 말 현상과 겹친 ‘코로나 대유행’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입력 2021-12-13 06:32 | 수정 2022-02-03 08:40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학교

#1. 요즘엔 필자 같은 아마추어 글쟁이가 칼럼을 쓰기가 쉽지 않다. 모든 사회적 관심이 대통령 선거판에 파묻혀 웬만한 이슈가 드러나지 않아서 주제 정하기가 마땅치 않기도 하고, 칼럼이라는 게 필자 나름의 독자적 견해를 보여야 의미가 있는데 주제가 마땅찮으면 자칫 누구나 생각하는 그렇고 그런 주장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슈는 요즘 수많은 매체가 다 건드리니 거기서 ‘이거다’ 하고 잡아내기도 어렵다. 

주제가 잡히면 칼럼은 금방 써진다. 그런데 12월의 주제가 잘 안 잡힌다. 그래서 12월 주제는 다소 일반적이긴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으로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에 처한 작금의 상황에 대하여 생각해보기로 했다.

#2. 재작년부터 뉴스 시간에 가장 먼저 나오는 게 코로나 소식이다. “신규 확진자 몇 명에 위 중증 환자가 몇 명이고 사망자가 몇 명이다”라는 소식이 뉴스 때마다 뜬다. 2년 이상을 이렇게 보내서 그런지 코로나 관련 숫자 소식에 모두 무덤덤해졌다. 무덤덤하다는 건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낮아졌다는 의미이다. 경각심이 낮아지니 방역 대비도 느슨해졌다. 

거리두기로 자영업 하는 서민들이 불황의 그늘을 피하지 못하고 폐업하거나 근근이 현상 유지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사람 사는 게 아니라는 자영업 하는 서민의 목소리가 여전히 허공에서 맴돈다.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여 목숨을 버린 사람도 여럿 된다.

그런 자영업 하는 서민의 사정을 반영해서 지난 11월 1일부터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명분으로 거리두기와 모임 제한을 풀어주었지만, 결과는 매우 참담하다. 단계적 일상 회복 40일 만에 누적 확진자가 50만 명을 넘었고, 40일이란 짧은 기간에만 14만 명 이상 증가했다. 소식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 회복 기간에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이전의 4.2배, 위 중증 환자 수는 2.5배, 하루 사망자 수는 6.3배로 늘었다고 한다. 수도권에서는 병실을 못 잡고 대기하는 확진자가 매일 1,000명이 넘고, 자택이나 생활 치료센터에서 병상이 나기를 기다리다 세상을 뜨는 사람이 평균 30명을 웃돈다. 

#3.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입·퇴원 시차를 고려할 때 병상 충원율이 80%를 넘으면 병상이 꽉 찼다는 의미라고 한다. 전문가들이 진즉 확진자 대량 발생에 대비하여 병실확보와 만약의 때를 대비하여 컨벤션 센터 등에 야전 병실도 준비해야 한다고 했지만, 당국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거 같다.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랑하던 K 의료체제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 이 모든 게 임기 말 현상일 수도 있겠다.

임기 말 대통령 처신도 그렇다. 코로나가 잠시 진정되어 호전될 것처럼 보일 땐 맨 앞에 나서서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둥, K-방역이 세계적 자랑이라는 둥 무게를 잡더니만 사태가 심각해지니까 아예 안 보인다. 또 이런 판국에 대통령이 호주 순방길에 올랐다. 5개월도 남지 않은 임기 말에 나라가 전염병 대유행 위기인데도 시급한 안건도 아닌 일로 해외 순방한 사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혹시나 얼마 전 난리를 떨었던 요소수 더 얻으러 호주로 간 건가?

#4. 이웃 일본은 코로나 유행 초기에는 선진국이 맞느냐는 소릴 들을 정도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 수도 많았다. 현재는 하루 발생 확진자 수가 백 명 안팎이고 사망자는 한 자릿수라고 전한다. K 방역이 일본을 앞섰다고 자랑하던 때에 일본은 조용히 외교력에 더하여 웃돈을 주고서 충분한 양의 질 좋은 백신을 확보하여 꾸준히 접종자 수를 늘려왔다. 12세~19세 청소년 백신접종 율도 72%까지 올렸다고 한다. 

그에 비해 우리는 K 방역의 오만에 빠져 초기에 백신 확보에 실패했고, 겨우 확보한 질 낮은 AZ 백신으로 6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적으로 접종했다. 청소년 접종률도 일본의 절반도 안 된다. AZ 백신이 다른 백신에 비해 효능이 떨어지는데도 접종률만 올리면 집단 면역이 될 거란 오판의 결과는 현재의 코로나 대유행 재앙이다. 전문가의 의견을 간과하고 행정 편의적 판단에 의존한 결과이다. 과학적 결단을 해야 할 자리에 전문과학자는 안 보였고, 대통령과 보건 공무원만 보였던 결과이다.

뉴스 때마다 출연하는 전문가들은 오늘도 컨벤션 센터 등에 생활치료센터 만들고 위 중증 환자를 병원에서 집중적으로 치료해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데도 당국은 그럴 의지를 안 보인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000명이면 우리 의료체제에서 물리적으로도 확진자가 제때 병원 치료를 받기가 쉽지 않다. 확진이 되었더라도 젊거나 건강한 사람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내서 회복되겠지만 노약자들은 집에서 병실 나기를 기다리다 제때 치료를 받지도 못하고 세상을 뜨는 게 일상이 될 조짐도 보인다. 

이러다가 대유행 초기의 서방국가처럼 살릴 사람을 먼저 치료하고 살릴 가망이 없는 노약자들의 병원 치료가 뒷순위로 밀려 노인 사망률이 크게 늘 수도 있다. 국민이 각자도생(各自圖生)하여 병란(病亂)을 피해 가야 할 판이다. 각자 마스크 잘 쓰고, 손 잘 씻고, 모임 참석 자제하고, 방역 수칙 잘 지켜서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어 보인다. 우리처럼 정부가 시키는 대로 방역 수칙을 지키는 착한 국민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도 임기 말 무능 정권의 오판으로 의료체제가 무너지고 정부만 믿었던 국민이 개고생하고 있다. 무능해도 정치를 이렇게 하면 하늘이 용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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