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환경청 “주민 의견 재수렴 안했다” 환경영퍙평가 재협의 반려도 “관광지 조성계획 변경 상생 도모…하류지역과 공익사업 추진해야”
  • ▲ 지난 7월 문장대 온천 재추진에 반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괴산사회단체 대표들.ⓒ뉴데일리 DB
    ▲ 지난 7월 문장대 온천 재추진에 반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괴산사회단체 대표들.ⓒ뉴데일리 DB

    충북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는 문장대 온천 개발이 또 제동이 걸렸다.

    25일 충북도에 따르면 대구지방환경청은 24일 경북 상주시의 문장대온천 개발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본안을 협의 종료, 반려했다.

    반려 사유는 초안 공람기간 종료 후 5년이 지나 주민 의견을 재수렴해야 하는데 이를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인근 충북 괴산군의 주민 의견수렴 때 설명회를 개최하지 않은 점도 반려 사유로 밝혀졌다.

    과거 환경조사자료를 사용해 지금의 환경과 비교가 어렵고, 수질·지하수위 예측과 결과 등에 대한 신뢰도 미흡, 온천 오수를 낙동강 수계로 유도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 부족 등이 추가조사, 보완사항으로 지적됐다.

    문장대 온천개발을 반대해온 충북도는 즉각 환영했다.

    도는 이젠 지역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는 사업이 아닌 ‘공익을 위한 사업, 하류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광지 조성계획을 변경해 상생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 ▲ 2015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서 열린 문장대온천 개발 반대 궐기대회 모습.ⓒ뉴데일리DB
    ▲ 2015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서 열린 문장대온천 개발 반대 궐기대회 모습.ⓒ뉴데일리DB

    문장대 온천 사업은 충북과 경북이 33년간 갈등해온 사안이다.

    갈등은 1987년 지주조합이 속리산 문장대 주변에 대규모 관광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충북도와 환경단체 등은 하류 지역인 괴산의 수질 오염이 심각할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법정까지 간 끝에 2003년, 2009년 대법원이 충북의 손을 들어줘 싸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상주 지주조합이 2013년부터 사업 재추진 의사를 밝히고, 2015년 환경영향평가서를 대구지방환경청에 제출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그러다 2018년 6월 환경영향평가서 반려로 사실상 백지화됐다. 경북 쪽에서 사업을 추진한 지 30년 만이었다.

    대구환경청은 당시 반려 근거로 문장대 온천관광지 지정과 조성계획의 효력이 이미 상실된 점을 들었다.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사업허가 취소 이후 2년 안에 다시 허가를 받아야 관광지 조성계획이 유효한데, 2009년 대법원 판결로 이 사업허가가 취소된 뒤 지주조합은 재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 ▲ 이차영 괴산군수와 신동운 괴산군의장이 28일 대구지방환경청 앞에서 경북 문장대온천개발 저지를 위해 현수막을 앞에 두고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뉴데일리 DB
    ▲ 이차영 괴산군수와 신동운 괴산군의장이 28일 대구지방환경청 앞에서 경북 문장대온천개발 저지를 위해 현수막을 앞에 두고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뉴데일리 DB

    지주조합은 다시 조성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절차도 진행하지 않아 관광지 지정마저 취소되고 말았다.

    그러나 지난 7월 불과 2년여 만에 경북도가 다시 환경영향평가 재협의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다시 갈등이 재연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지방환경청이 전날 재협의 본안을 협의 종료, 반려하면서 양지역의 갈등은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도는 내년부터 한강수계 수질오염총량제가 시행돼 문장대 온천개발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연준 도 환경산림국장은 “3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온천개발에 대한 종지부를 찍고 더 이상 우리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환경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문장대)온천개발 백지화를 관철시키는데 163만 도민과 함께 총력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