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콰이어 붉은 단풍·호수의 고즈넉한 풍광 ‘일품’카페엔 유승완 전 한화 이글스 선수 작은 ‘야구 박물관’
-
충남 계룡시 두마면 입암리 419 입암저수지 둘레길(965m)은 아주 작다. 둘레길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아담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둘레길은 저수지 댐을 중심으로 삼각형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데, 저수지 맞은편과 왼쪽 산자락에 데크길이 조성돼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아니지만, 한 번 와본 사람들은 결코 잊지 못할만큼 아름다운 곳이다.가을의 입암저수지는 침엽수이기는 하지만 메타세콰이어(수삼나무·metasequoia)의 붉은 단풍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입암저수지를 가는 길은 승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대전을 통과, 호남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한참을 가다보면 계룡IC가 나온다. 그 곳에서 계룡제1산업단지, 제1농공단지를 거쳐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10여분 가다보면 입암저수지가 나온다.입안저수지는 첫 눈에는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짧은 시간에 ‘획’ 둘러 볼 수 있는 둘레길이다. 우측에는 카페‧펜션의 건물이 나오고 왼쪽 호숫가에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일렬종대로 서 있다. 조금 더 가면 양측에 나무가 마치 옛날 신작로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을 지나면 ‘빨간 하트’ 조형물의 사진 촬영장소가 나오고 그 곳에서부터는 데크길이 시작된다.
-
일단 데크길을 성큼성큼 걸은 뒤 저수지댐 앞쪽은 공사 중이어서 더 이상 갈 수가 없어 오던 길로 되돌아 나와야 했다. 데크길이 너무 짧다보니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석양이 기웃기웃 넘어가는 서쪽을 바라보니 메타세콰이어가 푸른 호수와 어울려 정말 근사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쭉쭉 뻗은 큰 높이의 메타세콰이어가 일렬로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조금 전 호수를 작다고 폄하한 것을 들었는지 나를 비웃듯이 바라보았다.해가 산에 걸려 넘어가는 석양을 촬영하려하니 역광이라 그 아래 산과 호수, 메타세콰이어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해가 완전히 넘어가기를 바라며 기다렸다. 때마침 구름이 해를 가리면서 멋진 풍광의 피사체를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호수와 정자, 빨간 하트, 메타세콰이어 콜라보는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풍광을 뽐낸다. 잔잔한 호수는 그 ‘동양화’의 중심축이 되고, 멀리 서쪽 하늘 아래 산등성에는 영락없이 구름이 걸린 듯 걸쳐 있다. 산은 마치 거북이 한 마리가 엉금엉금 기어가는 모습처럼 보였고 석양은 자연환경을 감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사람의 마음을 잡아 이끈다.둘레길을 초 스피드로 둘러본 뒤 카페로 향했다. 1980년대 프로야구 선수로 한화이글스에서 활약했던 유승완 전 경찰청 야구감독(64)이 운영하는 카페·펜션에는 그의 인물 사진과 모자, 야구공 등이 진열돼 있었다.
-
주요 소장품들은 야구박물관에 전시돼 있고 유 전 감독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사진과 야구 관련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전시 소품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차를 마시며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소품을 보는 것도 싫지는 않았다.한 시대를 풍미했던 야구선수의 전성기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일반인들도 유 전 감독처럼 집안 한 켠에 역사순대로 사진을 꾸며놓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유 전 감독은 “입암저수지 카페는 야구선수로 활동할 당시 모습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소장품만 전시하고 있다. 감독할 때 입암저수에 낚시하러 많이 왔는데, 그 당시 입암저수지가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 땅을 매입한 뒤 건물을 지었다“며 “카페는 6개월째, 펜션은 3개월째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11년간 경찰청 야구 사령탑을 맡아 한 뒤 2019년 말에 그만두고 현재 한국야구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군사도시인 계룡시의 먹거리는 딸기 생산이 많아 딸기 맛이 일품이다. 인근 신도안면에는 육군·해군·공군본부가 자리를 잡고 있다. 계룡시에서는 오는 9월 18일부터 10월 4일까지 ‘세계군문화엑스포’가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