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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비 4% 경제 달성을 목표로 한 충북도가 최대의 난관에 봉착했다.
기업 유치를 통한 경제 발전 구상의 핵심인 충북 중·북부권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물 부족으로 제대로 가동될 수 없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20일 충북도에 따르면 중·북부권인 충주·음성·진천·증평·괴산군에 조성되는 산업단지는 모두 119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는 충주댐 광역상수도 1단계 사업을 통해 하루 25만 t의 공업용수를 공급 받고 있다.
하지만 올해 이들 지역 산업단지 가운데 진천의 ‘송두’·‘에스폼 산업단지’는 용수 배정을 받지 못했다.
송두산단은 CJ그룹이, 에스폼 산단은 에스폼 그룹의 전용 산단으로 개발됐지만 물 부족으로 공장 가동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이다.
현재는 지방 상수도를 쓰고 있지만 가뭄이 들어 주민 생활용수가 부족할 경우 이들 산단에 줄 공업용수는 차단될 수밖에 없다.
음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음성 성본·성안 산업단지도 올해 공업용수 배정을 받지 못했다.
이곳 역시 물이 부족해서다. 지방 상수도를 쓰고 있지만 위험한 상황이다.
그나만 이들 산단에 입주 예정인 기업들이 들어오지 않아 아직 물 부족 대란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21년 하루 13만8000t, 2022년 18만7000t, 2023년 23만7000t, 2024년 24만 4000t, 2025년 28만3000t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현재 조성되고 있는 산업단지와 입주 기업들의 예상 소요량을 면적과 평균치로 환산한 것이다.
충북도가 대기업을 유치하고도 공업용수가 없어 산단 가동에 차질을 빚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이다.
추가로 2020년께 2단계 충주댐 광역상수도 사업이 완료된다지만 기대는 물건너간 상황이다.
하루 약 20만 t의 공업 용수가 들어오지만 이 가운데 11만 2000t은 경기도 이천이 가져가고 충북은 8만 8000t 밖에 쓰지 못한다.
경기도 배정 물량은 대부분 하이닉스 반도체가 사용할 예정이다.
목마른 충북은 흘러가는 물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사정이 이렇게까지 진행되는데도 충북도는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미 2017년부터 이러한 상황이 예견돼 수자원공사와 협의를 진행해 왔지만 하나도 이뤄진 게 없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는 수계(주요 4대강 본류와 지류)별로 계획을 세워 국가 전반적인 용수 공급을 담담하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 주요 수계 상류의 주민인 충북은 댐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와 함께 물 공급에서도 수도권 인구 중심 정책에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을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균형발전 전략을 수자원 측면에서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했지만 이를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다.
만약, 수자원공사와의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을 알고도 산업단지 조성에만 매달리고 기업 유치를 진행했다면 기업들로부터 비난을 넘어 소송에 직면할 수도 있다.
충북도 역시 전국대비 4% 경제 달성 전략이 턱 밑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3단계 상수도 계통사업을 시작해야 하지만 아직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