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개시장 ‘통합’…원조 왕천파닭·광진짜장·세종식당 등 ‘유명세’
  • ▲ 조치원전통시장이 장날을 맞아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김동식 기자
    ▲ 조치원전통시장이 장날을 맞아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김동식 기자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세종전통시장’은 1931년 개설돼 8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이다.

    1931년에 연기군 조치원읍 원리와 정리에 걸쳐 5일장이 매월 4, 9, 14, 19, 24, 29일에 들어서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2004년 8월 충남도 연기군 시절 조치원시장, 조치원 우리시장, 조치원 재래시장 등 3개의 시장으로 구역이 나눠진 것이 2012년 7월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을 계기로 시장 간 균형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2013년 4월에 현재의 ‘세종전통시장’ 명칭으로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됐다.

    현재 세종전통시장은 대지면적 3만560㎡에 매장면적 1만6810㎡ 규모이며, 점포 수는 320여 개가 있고 노점상인까지 포함하면 700여 명의 상인이 종사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임대로 운영하는 영세 점포들이다.

    이들 상가에서는 주로 곡물, 수산물, 식품, 과일, 정육, 야채, 잡화류 등을 팔고 있다. 오랜 전통만큼이나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고 세종전통시장은 ‘활력있는 경제문화공간’을 모토로 하고 있다.

    매 4일, 9일에 노점이 들어서는 5일장이나, 평일에도 시장구역 내에 대다수 점포들이 장사를 하고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시장으로 상설시장과 다름없다.

    예로부터 조치원읍은 국도1호선, 경부고속도로, 경부선이 지나가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지역 상권의 중심 역할을 해왔으나 그 후 교통수단의 발달과 지역 상권이 대전, 청주, 천안 등 인근 도시로 분산되면서 시장으로의 기능보다는 상점가로서의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근에 대형 유통업체가 급증하면서 시장으로의 기능이 더욱 침체되고 있다. 하지만 5일장에는 인근 천안, 공주, 대전 등지에서 상인들이 모여들고 세종시 유입인구의 증가로 점차적으로 발전해가는 시장의 모습을 느낄 수 있으며, 장날 이용 수는 대략 1000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 ▲ 광진짜장 정규천 사장이 땀을 흘리며 탕수육을 만들고 있다.ⓒ김동식 기자
    ▲ 광진짜장 정규천 사장이 땀을 흘리며 탕수육을 만들고 있다.ⓒ김동식 기자

    세종전통시장은 2014년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발표한 ‘전국 가고싶은 전통시장 50선’에 이름을 올렸다. 전국 전통시장 50개소 자료집에서는 세종전통시장의 다양한 먹거리 중 대표격인 ‘왕천파닭’과 ‘광진짜장’이 소개되기도 했다. 

    국내 파닭의 원조인 이곳 왕천파닭의 유래를 보면 1970년대 중동건설현장의 요리사였던 김연규 사장이 튀김 닭에 파, 마늘, 레몬을 곁들인 일명 ‘파닭’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자, 귀국 후 세종전통시장(구, 조치원전통시장)에 ‘왕천파닭’이란 간판을 내걸고 문을 연 뒤 현재 전국에 100여개의 체인점이 있을 정도로 지금까지 계속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 조그마한 가게에는 현재 김 사장과 40대 중년인 딸 김연정 씨(47)가 종업원 2명을 두고 운영하고 있으며, 손님들이 주문해 포장해가는 것만이 가능하지만 손이 달린 정도로 쉴틈 없이 바쁘다.

    또한 ‘광진짜장과 탕수육을 먹기 위해 조치원에 온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광진짜장’의 명성은 대단하다.

    이곳 역시 장소가 협소해 손님을 맞이할 책상이 7개 밖에 되지 않아 문밖에 까지 줄을 서기 일쑤다. 하지만 사장 정규천 씨(60)가 땀 흘리며 혼자 주방을 도맡아 음식을 해내고 있고, 홀 서빙은 중국 조선족 2명이 맡아 일하고 있다.

    자장면 가격이 단돈 2500원이지만 그 맛은 정말 명품으로 많은 손님을 끌어 모으고 있고, 탕수육 역시 큰 인기 메뉴로 7000원의 저렴한 가격을 받고 있다. 

    그 밖에 순대골목의 머릿고기와 수구레국밥 등을 취급하는 여러 순대국밥집도 세종전통시장을 찾는 고객에게 매우 인기 있는 대표 먹거리이기도 하다.

  • ▲ 세종식당 박경자 씨가 주방에서 수구레 국밥을 끓이고 있다.ⓒ김동식 기자
    ▲ 세종식당 박경자 씨가 주방에서 수구레 국밥을 끓이고 있다.ⓒ김동식 기자

    시장입구 쪽 한머리에 16년째 박경자 씨(64)가 ‘세종식당’이란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하고 있는데, 이곳은 예전 장날 추억의 인기국밥이었던 수구레국밥을 비롯, 소머리국밥, 수육, 곱창 등이 인기메뉴다.

    주인 박 씨는 “수구레는 소의 목가죽 아랫부분을 벗겨낸 꼬들꼬들한 살”이라며 “소 한 마리에 2kg 밖에 안 나오는 귀한 살로 수입이 되지 않는다”고 귀띔한다.

    세종전통시장에는 3개의 주차장에 303개의 주차면을 조성해 자동차로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환경을 갖춰 놓고 있다.

    특히 2017년에는 주차장 겸 이벤트광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무대를 조성했으며, 전통시장 행사와 각종 문화공연으로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해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장날이나 특별한 행사 등이 있는 날이면 시장 주변도로에 사람들이 발을 내디딜 수 없을 정도로 도로 양측에 가득히 차가 주차돼 있어 영업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시장상인들은 한목소리로 볼멘소리를 해댄다. 

    김석훈 세종전통시장 상인회장(공주수산 운영)은 “세종전통시장은 오랜 시간동안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해온 삶의 터전”이라면서 “지역 주민에게 사랑받는 전통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쾌적하고 안전한 쇼핑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을 찾는 고객들과 시장상인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 특히 “앞으로 시장상인들과의 화합에 무게를 두고 운영에 힘써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