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연초제조창 도시재생사업 완료 잇따라…충북콘텐츠 코리아 랩 9월 개소
  • 옛청주연초제조창 항공사진ⓒ청주시
    ▲ 옛청주연초제조창 항공사진ⓒ청주시

    충북 청주시가 사상 처음으로 초대형 문화공간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도시재생과 문화 향유 사업을 통해 구도심을 초대형 문화 향유·생산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9월부터 준공식을 여는 사업에 이어 12월, 내년 등 조성 사업 완료 보고가 잇따를 예정이다.

    장소는 상당구 내덕도 옛 연초제조창 부지 일원이다.

    담배 사업이 호황이던 시절에는 지역의 대표적 경제 공간으로 군림하다 오랫동안 방치된 뒤 청주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곳이어서 지역 주민은 물론 청주시 전체의 관심사이자 지역 대형 문화사업 성공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도시재생·문화향유 사업의 핵심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과 ‘청주동부창고 도시재생사업’, ‘충북콘텐츠 코리아 랩’ 등이다.

    이들 시설의 성공은 곧 도시재생이라는 지리·공간적 개념과 문화 진흥이라는 사회·문화적 개념을 어떻게 접목하는냐에 달려 있어 민선 7기 청주시 문화분야 최대 현안이 될 수 있다.

    ◇ 국립 현대미술관 청주관(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

    이 사업은 옛 청주연초제조창 남관을 리모델링해 중부권 지역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다.

    578억 원 전액 국비가 투입되는 사업으로 2016년 기본 및 실시 설계와 지난해 공사에 착공해 올해 12월 개관이 목표다. 이 사업은 옛연초제조창 가운데 가장 남쪽 건물을 재구성해 공개된다.

    5개 층으로 구성되며 전체 바닥 면적은 1만9855㎡로 각 층은 3971㎡로 동일한 면적이다.

    1층은 로비와 상설 수장 전시장(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 하역장, 2층은 수장고 두 곳과 지류실, 3층은 상설 수장 전시장(미술은행), 상설 수장 전시장(정부 수장고), 수장고(미술은행, 유화실)로 계획됐다.

    4층은 특별 수장 전시실 1곳, 수장고 2곳(정부), 미술은행, 사진실이, 5층은 기획전시장과 사무실, 휴게실로 나뉘어 조성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상설 수장 전시장 3곳, 특별 수장 전시장 1곳, 기획전시장 1곳, 수장고 7곳이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외벽과 내부에서 한창이다. 공사 완료 시점이 11월 22일이어서 10월 말경에는 새롭게 변신한 모습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로 인해 청주시민들의 관심은 여기에 전시될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어떤 것이냐다. 유명 작가 한 사람이 아니라 시대정신과 인류애·자유·사랑 등 인간 삶의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회화적 해석이 궁금한 것이다.

    ◇ 청주 동부창고 문화재생사업

    이 사업은 옛 청주연초제조창의 담뱃잎 보관창고인 동부창고를 리모델링해 문화·예술 교류, 공연 연습, 생활문화센터, 예술품 판매, 창작지원, 자료관 조성 등을 하는 사업이다.

    7개동 7508㎡에 147억원이 투입돼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된다.

    시민 문화·예술 교류 공간을 위해 다목적 홀과 연구실, 전시실, 목공예실, 푸그랩실 등이 들어서 각종 목적에 맞게 대여하고 시민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공연 예술 연습 공간에서는 지역 공연예술단체에 공연 규모별로 연습실(대·중·소)을 대관하고, 생활문화센터에서는 지역 문화·예술 동아리에 연습실(음악춤), 교육실, 다목적 홀 등 활동 공간을 제공한다.

    또 ‘마켓플레이스’에서는 ‘아트마켓’이 들어서 체험과 판매가 이뤄지고 ‘창작플랫폼’에서는 영화·드라마 촬영 공간으로 활용된다.

    ‘아카이빙 플랫폼’에서는 과거 연초제조창의 역사 자료를 수집해 전시한다.

  • 9월 중순 개관을 앞둔 충북콘텐츠 코리아 랩 사무실 전면부.ⓒ박근주 기자
    ▲ 9월 중순 개관을 앞둔 충북콘텐츠 코리아 랩 사무실 전면부.ⓒ박근주 기자

    ◇ 충북 콘텐츠 코리아 랩

    이 사업은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내 건물 1층(4374㎡)에 115억원을 들여 공예·영상·공연·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다.

    문화콘텐츠 분야의 창업과 창작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생각의 탄생, 꼴라보콘, 실전 창원, 네트워크 등을 사업 내용으로 삼았다.

    생각의 탄생에서는 명품 글래스와 디자인 씽킹 캠프, 365일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통해 각종 콘텐츠의 흐름을 소개하고 창작 아이팀 발굴 및 구체화 사업을 진행한다.

    꼴라보콘에서는 교육·공연, 영상·공예·문화기술, 지역 특화사업을 통해 각 장르 콘텐츠와 문화 기술을 융합하는 사업이 진행된다.

    실전 창업 프로그램에서는 3년 미만 ‘스타트업’ 대상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및 공간을 지원하고, 이들 기업의 발굴 및 체계적 지원 사업을 도모하게 된다.

    ‘네트워크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창작자 네트워크 지원 및 성과를 공유하는 사업이 진행된다. 분야별 창작자 교류와 ‘창작 마켓’, ‘충북 콘텐츠 어워드’ 등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이들 사업 가운데 가장 먼저 오는 9월에 개소식을 갖는다.

    ◇ 충북의 문화1번지로 자리매김할까

    충북도민들은 이들 사업을 통해 애물단지였던 옛청주연조제조창이 ‘충북의 문화 1번지’로 재탄생할 지에 관심이 크다.

    충북의 수부도시이면서 변변한 문화 공간하나 없는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을 털어버리느냐다.

    청주 상당은 충북의 정치 1번지이다. 구도심을 중심으로 충북의 주요 이슈가 생산됐고 퍼져 나갔다.

    충북도청과 청주시청이 위치해 있고 각종 공공기관들이 이 곳에 산재해 있는 것이 그 바탕이 됐다. 지역의 여론을 형성하며 이끌어 온 바탕이다.

    이번에 옛연초제조창 내 추진되는 이들 사업은 상당구를 정치 1번지에서 문화 1번지로 교체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들을 대체하거나 넘어설 수 있는 초대형 공간이 없고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는 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다.

    공간적으로나 예산 측면에서 이러한 초대형 시설을 갖추는데는 1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그만큼 이들 사업은 치밀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추진돼야 할 당위성이 있다.

  • 청주현대미술관 청주관 건립공사 현장.ⓒ박근주기자
    ▲ 청주현대미술관 청주관 건립공사 현장.ⓒ박근주기자

    ◇ 성공 가능성은

    일단 사업추진 주체인 청주시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등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충북도는 국책사업 응모에서 당선된 만큼 성공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최신 문화산업 분야 사업들이 포함돼 있고, 이들이 향후 세계 시장에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들이란 점에서다.

    3D프린터·IOT·레이저 컷팅기 활용 디지털 공예, 3D·3D모델링 활용 교육 문화 상품, 3D그래픽 기반 영상이나 에듀테인먼트(교육과 오락을 합친 말), VR·AR·MR 실감형 콘텐츠 등 첨단 소프트웨어 활용 및 생산산업이다.

    모두 생소하고 미래 산업이라 지칭되는 분야다.

    그러나 IT분야는 세계적으로 매일 수백개의 회사가 명멸하는 곳이다. 이곳을 IT 분야 기업들의 성공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보다는 문화와 어울리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 문제점은

    도시재생의 측면에서 이들 공간이 청주시민, 더 나아가 충북도민이 향유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건물 공간 채우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여유있는 활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의 뒤에는 이들 사업이 한꺼번에 계획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시차를 두고 별개 사업으로 진행되면서 비슷비슷한 내용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전문가 조사 용역 사업이 이뤄졌는지도 되짚어봐야 한다.

    이들 시설을 활용할 입주자나 방문객들을 위한 주차시설과 접근성도 조속한 시일 내 확보, 개선돼야 한다.

    현재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내 입주업체들은 매일 주차 전쟁을 치르고 있다. 단지 내 주차시설이 부족, 인근 이면 도로에 주차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근무자에 비해 자가용 차량이 많지 않음에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대책이 있어야 한다.

    청주밀레니엄타운이 십수년간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