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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의 최대 현안 사업인 ‘제2매립장’ 관련 예산이 3수 끝에 청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문턱을 1표차로 가까스로 넘었다.
시의회 예결위는 15일 시가 제출한 2회 추경안에 포함된 ‘제2매립장’ 예산에 대해 격렬한 논쟁과 무기명 투표까지 진행한 후 원안을 통과시켰다.
한 예결위원에 따르면 “노지형 예산에 대한 무기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8표로 원안 통과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지난 7일 새롭게 구성된 예결위의 소속 분포에서 예견됐다.
당시 예결위원 15명 중 의회 다수당인 자유한국당이 7석, 더불어민주당이 6석, 국민의당이 1석, 무소속이 1석으로 구성돼 표결로 이어질 경우 아무도 과반의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특히 한국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안흥수 의원이 포함돼 있어 표결 결과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추경안 심의과정에서 안 의원은 “사업을 하려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안하려는 사람은 변명만 한다”며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고 “사심 없고 부끄럼 없는 판단을 하겠다”며 자신에게 쏠린 시선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기 때문에 안 의원이 ‘노지형’에 찬성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결국 인원수에 밀렸다”며 “상임위에서 잘못된 시정을 바로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는데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 인해 지난해 본예산 편성부터 시의회에 막혀 있던 ‘제2매립장’ 관련 예산이 통과됨에 따라 시는 ‘노지형’ 조성방식으로 매립장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예결위를 통과했다고 해서 그동안 불거진 모든 갈등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노지형을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한 설득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또한 시의 사업을 점검하는 시의회 상임위원회가 3번씩이나 부결한 안건을 예결위에서 뒤집은 부분은 의회 전체의 역할과 위상, 신뢰성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제2매립장’은 시가 지붕형 조성방식으로 공모해 오창읍 후기리를 결정해 놓고 노지형으로 변경해 해당지역 주민과 인근 천안시 주민, 시의회,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아왔다.
지난 11일에는 천안시가 노지형 방식 때문에 지속되고 있는 민원을 해결해 달라는 공문을 청주시에 보내기도 했다.
‘제2매립장’ 예정지인 후기리의 반경 2km 내에는 청주시 6개 마을과 천안시 4개 마을 등 총 10개 마을에 85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노지형 방식에 찬성하는 주민은 후기리에 거주하는 27명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예결위를 통과한 ‘제2매립장’ 관련 예산은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