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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와 인접한 진천, 증평 등 자치단체간 경계지역에서 축사를 신축할 경우 해당 자치단체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의 축사관련 조례안이 개정됐다.
또한 이날 오전부터 1000여명의 지역 축산인들이 청주시청 앞에서 조례 개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으며 초대형 트랙터를 앞세우고 시가행진을 벌였으며 만약을 대비한 경찰병력까지 집결해 긴장감을 연출했다.
그동안 축사 신축과 관련해 인접한 자치단체 간의 조례가 서로 틀려 주민 간의 갈등이 지속돼 왔으며 이번 조례안 통과로 인해 자치단체 간 갈등이 해소될 지 주목된다.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12일 전규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청주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심사한 후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주요 내용은 지난 7월 7일 공포된 조례안에 자치단체 간 경계지역에 축사를 신축할 경우 1500m의 이격 거리를 두고 자치단체 간 협의를 거쳐 지정·고시 한다는 내용이 신설됐다.
이어 축사 이전의 경우는 기존 경계로부터 200m 이상 밖에서 사육할 수 있으며 단 50m이내에 거주하는 가구가 없어야 한다.
또한 다른 마을 경계로부터 300m 이상, 50가구 이상의 마을로부터는 1000m 이내 이전은 불가하다.
축산인들은 이 같은 조례안 개정에 대해 “축사가 혐오 시설이냐. 축산인도 청주 시민”이라며 환경관리본부장과 농정국장 등 시 관계자에 집중 항의했다.
한 축산인은 “실제로 청주 인근에는 축사를 지을 만한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인데 1500m 제한을 두면 사실상 축산업을 하지 말라는 소리”라고 분개했다.
서강덕 환경관리본부장은 “이번 조례안은 인접 지역 간에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조례안을 개정하기 이전에 많은 고충이 있었다.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화가 난 한 축산인은 “축사와 폐기물처리장 중 어느 것이 더 환경문제가 심하냐”고 묻자 축산담당 공무원이 “축사가 더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분노를 격화시키기도 했다.
또 다른 축산인은 “탁상공론만 하지 말고 축사 현장에 직접 나가보고 얘기하라. 축산인들도 악취 등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서강덕 본부장이 “자치단체 간 협의가 끝나고 조례개정 시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참조하겠다”고 설득하고 축산인들을 돌려보냈다.
한편 이날 청주시가 개정한 ‘자치단체 경계 이격거리’ 관련조례는 인접한 시·군들도 모두 개정할 예정이며 이후 해당 지역의 축사 신축 시 활용될 예정이다.
한 시민은 “축사관련 조례가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7월, 이날까지 1년도 안돼 3번이나 계속 바뀌었다”며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것인 지 모르겠다”며 시정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