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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까지 대전에서 열리고 있는 ‘2017 아시아태평양도시정상회의(2017 APCS)’에 기조연설자로 초청된 아시아여성대학 명예총장인 쉐리 블레어는 11일 “대한민국 5대 도시이자 아시아의 실리콘밸리인 대전시를 방문하게 돼 기쁘다”고 대전 방문소감을 밝혔다.
쉐리 블레이어는 “도시는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로서 개인과 공동체 및 사회의 성장 및 번영을 길을 열어주는 통로를 제공한다”고 전제하고 도시의 잠재력을 일깨우기 위해 정부, 업계, 시민 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쉐리 블레이어는 “그러나 무엇보다 그동안 간과되고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우리의 ‘재생 가능한 자원’인 여성의 잠재력이 중요하며 이들의 잠재력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는 동등한 경제활동 참여를 돕는 올바른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성 평등과 여성 권한 강화는 옳은 일(right thing)일 뿐만 아니라 탄탄한 경제와 살기 좋은 세상을 구축하는 기여할 것이며, 여성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한 평등, 번영, 평화를 실현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쉐리 블레이어는 “맥킨지에 따르면 노동시장에서 남여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경우 2025년까지 세계경제에 28조 달러(글로벌 GDP 28%)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분야에 발전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은 그 발전 속도가 더디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현재 발전 속도로는 남녀평등(parity) 도달에 170년 소요가 예상되고 현재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한 국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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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리 블레이어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17개 목표 중 5번째가 ‘양성 평등 및 여성‧여아 역량 강화’이기는 하지만 아직 난관이 수없이 많다. 그 사례로 여성 차별적인 국내 법안과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제한하는 성 규범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에 대한 죄책감 등)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그동안의 경험상 성평등 이슈는 선형적(linear) 발전 양상을 보이지 않으며, 많은 분열과 긴 시간이 소요되는 일진일퇴의 여정이고 인권 변호사로서 그동안 법적, 문화적 장애물 (가정 내 저항, 자금 조달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여성들을 많이 보아왔고, 이들에게 올바른 지원과 도구가 주어진다면 여성뿐 아니라 가족, 공동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쉐리 블레어 재단‘을 설립해 개도국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미주)의 여성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여성의 경제적 자립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선택권을 주고, 가정과 공동체 및 사회의 더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며 ”더욱이 공식 경제에서 여성을 위한 일자리는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에 구직보다 직접 고용창출이 가능한 ‘창업(entrepreneurship)’“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재단 업적으로는 지난해 한해만 재단에서 지원한 여성들이 2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설립 이래 지금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100개 국가에서 14만 명의 여성에게 지원했다”는 쉐리 블레이어는 여성의 경제 참여를 위해 자신감(Confidence)‧역량(Capability)‧자본에 대한 접근(Access to capital) 등 3C를 강조했다.
또한 “델(Dell)사의 ‘여성기업인도시지수(Women Entrepreneur Cities Index)’에 따르면 시장, 재능, 자본, 문화, 기술 등 여성 창업에 장애물이 제거되면 해당 도시의 경제 전망이 크게 개선되고 도시는 창업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온상으로써 이곳에서 기업의 성장은 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을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쉐리 블레이어는 “여성 기업가에게 중요한 환경 구축 필요한 다섯 가지 요소로 시장과 재능, 자본, 문화, 기술이다. 한 기관‧단체에서 모든 역량, 자원, 전문성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효과적인 협력이 필요하며, 이런 맥락에서 오늘 열리는 아시아태평양도시정상회의가 이 같은 협력, 파트너쉽, 배움의 공유에 있어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쉐리 블레이어는 “이번 정상회의의 주 안건이 남녀평등, 여성 기업자 정신은 아니지만, 모든 참석자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겨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면서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