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충북 보은군 종곡초등학교 텃밭에서 아이들이 직접키운 채소를 들어보이고 있다.ⓒ충북교육청
    ▲ 충북 보은군 종곡초등학교 텃밭에서 아이들이 직접키운 채소를 들어보이고 있다.ⓒ충북교육청

    학생과 교사가 모두 가고 싶은 꿈의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학교 내 600여㎡의 제법 넓은 텃밭에서 절반 정도는 학부모들이 가꾸고 남은 절반은 학생들이 직접 채소를 가꾸며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한다.

    텃밭에서 열리는 자연학습을 자칭 텃밭수업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에 대해 풀잎은 몇 개인지, 잎맥은 어떻게 생겼는지 들여다보고 풀숲에 기어 다니는 애벌레와 달팽이들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또한 직접 재배한 상추나 고추, 호박잎 등을 수확해 학교 급식실에서 먹기도 한다. 손수 재배한 유기농 채소를 먹는다.

    39명의 학생, 9명의 교사들이 영화 속 낙원처럼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충북 보은군 종곡초등학교의 모습이다.

    종곡초는 텃밭 말고도 교실과 교장실, 방과후 프로그램, 북카페 등이 자랑거리다.

    학생 수가 적은 까닭에 교실에 생긴 여유 공간에 텐트를 쳐놓은 교실도 있고, 매트를 깔아 놓은 교실도 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배를 깔고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장난을 한다.

    종곡초 교장실에는 냉장고가 없다. 여름철 운동장에서 뛰어 놀다가 갈증이 생기는 아이들을 위해 배창근 교장이 자신의 집무실에 있는 냉장고를 현관에 내놓아 아이들이 언제든지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했다.

    대신 교장실에는 구피어항이 있으며 아이들은 구피를 보거나 먹이를 주기 위해 수시로 교장실을 드나든다. 언제부터인지 교장실은 아이들의 공간이 돼 버렸다.

    작은 시골 학교의 변화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 ▲ 충북 보은군 종곡초등학교 방과후교실 모습.ⓒ충북교육청
    ▲ 충북 보은군 종곡초등학교 방과후교실 모습.ⓒ충북교육청

    종곡초는 피아노, 기타, 사물놀이, 영어회화, 플루트, 미술 등 26개에 이르는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난 1월 전국 100대 방과 후 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물론 강사비부터 재료비까지 전액을 학교가 부담한다.

    배 교장은 “학생들이 졸업할 때쯤이면 자신이 선택한 악기나 스포츠를 일정한 수준까지 도달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렇게 방과 후 교실을 통해 익힌 실력은 방학동안 교실에서 열리는 1박 2일 캠프에서 미니 발표회를 열어 학부모들에게 선을 보인다.

    2015년 학교 본관과 후관 사이에 약 1m 정도의 수심을 가진 미니풀장을 설치해 전교생이 이용하고 있다. 여름철 종곡초 학생들의 인기 0 순위다.

    특히 이 학교의 모든 현관은 북 카페다. 4000여권의 도서가 책꽂이에 빼곡하며 아이들은 현관에서 매트를 깔고 엎드려 책을 보다가 졸기도 한다.

    종곡초의 이 같은 행복분위기는 2013년 배 교장이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배 교장은 냉장고를 현관에 내놓고 텃밭을 학부모에게 무상으로 임대하는 등과 같은  수요자 중심의 학교경영을 시작하고 늘 교직원 의견을 귀담아 듣는 민주적 학교경영 마인드가 더해지면서 종곡초의 행복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유로 작은 시골학교인 종곡초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오고 싶어 하는 학교로 손꼽힌다.

    지난해 종곡초는 3명이 전입을 오고 1명이 전학했다. 학생수 감소로 인해 점점 폐교 위기에 몰리고 있는 시골단위 학교의 긍정적인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아이들과 학교와 부모가 어우러진 행복한 학교의 모습은 김병우 교육감이 추구하는 ‘행복교육’과 맞닿아 있다.

    배 교장은 “학생의 성장은 교사의 열정과 사랑에 비례한다”며 “앞으로도 웃음이 꽃피고 행복이 샘솟는 학교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