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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인 15일을 맞아 카네이션 한송이도 손수 달아주지 못하는 삭막한 교정의 풍경 속에 12년 째 교단일기를 써 학부모들에게 전달해 준 교사가 있어 주위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충북 청주시 청원고에서 윤리과목을 가르치다가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 대학원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김재훈 교사(56)가 그 주인공이다.
1992년 9월 옥천 이원중학교에서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김 교사는 재직중 2005년 충남의 어느 특성화고 담임이 학생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적은 교단일기를 매월 말 학부모에게 편지로 보내 최고의 선생님이란 평을 받았다는 글을 읽고 교단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김 교사는 처음에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아 며칠 동안은 일기 쓰는 걸 잊어버려 기억을 되살려 쓰기도 했다고 털어 놓았다.
한 달이 지나 A4용지 다섯 쪽 분량의 교단일기를 ‘학부모님께 드리는 글’과 함께 편지봉투에 넣어 제자들 편에 보냈더니 며칠 후 학부모님들로부터 감동했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교단일기에는 교실에서 아이들과 지내면서 있었던 일을 적다 보니 잘했든 못했든 교사의 모든 면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어서 부끄럽기도 했다는 것이 김교사의 고백이다.
김 교사는 2005년 3월 고3 담임을 맡으면서 우리나라의 입시 현주소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그 후 자신이 알고 있는 대입정보를 수시로 선생님들과 공유할 뿐 아니라 유명 인터넷신문사에 시민기자로서 입시, 논술 등 기사를 88편이나 작성 보도하기도 했다.
또 교육정책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역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2년간 현안이 되고 있는 교육정책을 시민에게 전하기도 했다.
‘윤리와 사상’이라는 과목을 지도할 때는 윤리참고서 3권을 직접 집필해 청주시내 고등학생들에게 1000권을 무료로 나눠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매년 3월 개학 때마다 아침 일찍 출근해 혼자서 2시간이나 교실 청소를 하며 제자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 김 교사는 매월 이벤트도 벌여 학생들의 환호성을 듣기도 한다.
생일잔치는 기본으로 하고 4월에는 삽겹살 파티, 5월은 도시락 싸서 교내 정원으로 소풍가기, 6월은 짜장면 먹는 날, 7월은 냉면파티 등 이벤트를 하면서 추억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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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말에는 앞서 소개한 교단일기와 교육철학, 교육정책 등을 담은 책 ‘대한민국 교사로 산다는 것-내가 초보교사 시절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김 교사는 “교사의 길을 걸어가면서 수많은 학생을 만나고 또 만난다. 이러한 만남들이 ‘교육적 만남’이 되기 위해서는 그 기본 바탕에 ‘상호간의 존중’이 깔려 있어야 한다”며 존중의 교육철학을 언급했다.
그는 “학생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선생님도 학생 하나하나를 존중할 때 학생들과의 만남이 교육적 의미를 지닐 것”이라며 “학생들과 학기 초의 좋은 만남을 1년 내내 어떻게 잘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선생님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교사의 학생존중과 지혜로운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제자들을 존중하는 교사, 제자들이 존경하는 교사를 꿈꾸는 김 교사는 지금도 교단일기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