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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6월 충북도는 KTX오송역 유치기념비 제막식을 열며 대내외에 오송역을 부각시켰다. 불과 15km 지척에 세종역 신설이 추진되고 있어 오송역의 위상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충북도
7선의 중진 이해찬 의원(더민주·세종)의 힘은 역시 대단했다.
4·13총선에서 공천 배제 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하며 세종의 ‘맹주’ 자리를 견고하게 다졌고 다시 복당을 통해 세종시민들에게 줄 선물 보따리를 하나둘 풀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KTX세종역’이 있다. 4·13총선 당시 이 의원 스스로 밝힌 세종시를 위한 ‘핵심공약’은 제2경부고속도로와 KTX세종역 신설이다. 세종시 주민들에게는 “역시 이해찬”이라고 극찬할 만하다.
그것도 인접한 충북도민 아무도 모르게(?) 세종역 관련 연구 용역을 발주하다가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됐다. 이 의원은 치밀했고 충북도와 여야 정치권의 정보력부재는 바닥을 기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철도와 고속도로 등 국가 기간 사업의 특징은 장기적이고 전국적이다. 고속도로와 철도는 온 나라를 거치는 사업이며 어느 지역에 유치되느냐가 문제다. 그런 점에서 인접한 세종과 충북은 늘 격론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사업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해 인접한 대전·충남·충북·세종의 ‘공조’가 필요하며 기관장들은 이를 위한 잦은 회의를 통해 겉으로는 ‘우의’와 ‘협력’을 약속하고 뒤돌아서서는 자기 지역 챙기기에 바쁜게 사실이다.
이에 대한 우려는 지난달 29일 열린 철도시설공단 국정감사에서 공단 측이 지난 8월 KTX세종역 신설에 관한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한 것이 드러나며 현실화 됐다.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한 충북도는 휴일인 9일 긴급 민·관·정 협의회를 열고 국토부 및 철도시설공단에 대한 항의와 ‘범도민세종역 설치반대 운동’을 전개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KTX오송역은 세종시와 청주공항의 관문역이며 유일한 호남분기점이다. 불과 15km 지척에 세종역이 설치되면 서울 등지에서 출·퇴근 하는 세종시 공무원의 이용이 크게 감소해 운영난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역세권 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충북도 입장에서 보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도는 지난 8일 도지사를 필두로 긴급 민·관·정 협의회를 준비하며 위원들과 새누리당에서 정우택·박덕흠 의원, 더불어민주당에서 도종환·변재일·오제세 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 5명이 참석한다고 에둘러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는 전체 위원 32명중 21명이 참석했다. 국회의원은 도종환 의원과 박덕흠 의원 뿐이다. 개인 사정이 있을 수 있으나 지역 최대 현안으로 부각시키며 휴일 긴급회의를 진행한 결과로는 미흡하기 그지없다.
이것만 봐도 충북도의 허약한 정치력과 정보력, 뭉치지 못하는 도세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바쁠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정치적인 계산으로 인한 행동이라는 것이 지역 여론이다.
또한 제2경부고속도로 노선 유치과정에서 충북이 배제된 이유를 들어 같은 당인 이시종 도지사와 이해찬 의원과의 정치적 합의가 있었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이러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KTX세종역 신설에 대응하는 이 지사의 행동에 더욱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4선 중진의 변재일 의원과 오제세 의원을 향한 시각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제2경부고속도로가 세종으로 꺾인것만 봐도 7선의 이해찬 의원 한명을 지역의 4선 중진을 포함한 세 명의 의원과 이시종 도지사도 ‘어쩌지 못하는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한다”며 “세종역 신설을 어떻게 대응하는지 두고 보겠다”고 지적했다.
집 떠난 국회의원들도 문제지만 도내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분쟁으로 인한 결집력 부족으로 어떻게 ‘KTX세종역 신설’을 막아낼지 궁금한 부분이다.
현재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한 충북도의회는 좌초 위기를 맞은 청주공항 항공정비사업(MRO)에 대한 특별점검위원회를 꾸려 시행자인 이 지사를 압박하고 있다. MRO특위 원외에서도 연일 정치적 공방이 한창 진행 중이다.
당장 9일 열린 긴급 민·관·정 협의회에서도 회의 진행과정에서 이 지사와 김양희 도의장 간에 말다툼이 재현됐다. 뜻은 같았으나 절차와 방법이 다른 부분에 대해 자기주장만 강조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결국 이날 회의에서 가장 유력한 대책으로 내세운 것은 ‘범도민 세종역설치 반대운동 전개’다. 어려울 때마다 도민의 힘에 의지하자는 것이다. 물론 도민들은 내일네일 제쳐두고 서명이든 궐기든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순박한 도민들은 언제나 힘을 모아주지만 정작 여야로 나뉜 지도부는 중요한때 제대로 힘을 합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툭하면 일터지고 나서 도민들에게 도와달라고 하지 말고 중앙 정부나 국회에 지역 발전을 위해 큰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지역의 큰 현안들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도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다음 지방 선거 때 표로 확인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도민의 힘으로 유치한 KTX오송역을 세종역 신설로부터 지켜내려면 도정을 이끄는 지도부에서 정쟁을 멈추고 힘을 모은 다음 도민들에게 간곡히 부탁하는 것이 순서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