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 촉구 결의안 상정에 ‘속도 제어’‘정치적 신호’분분통합 찬반 아닌 절차·개입 방식 둘러싼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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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국회 단계로 진입한 가운데, 지역 정치의 긴장이 대전시의회로 옮겨왔다. 

    특히 통합 특별법의 결론은 국회에서 나게 되지만, 대전시의회는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을 둘러싸고 통합 추진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과 절차를 문제 삼는 반발이 맞서고 있다.

    9일 대전시의회는 오는 10일 오후 2시 제293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김진오 의원(국민·서구1)이 대표 발의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임시회는 해당 안건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회기로 진행된다.

    결의안에는 행정통합 추진 중단 요구와 시민 의견수렴, 재정 관련 사항의 항구적 명시, 통합 특별법에 주민투표 절차를 명문화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고, 결의안이 채택되면 행정안전부와 국회에 전달된다. 

    조원휘 의장(국민·유성구3)은 임시회 소집과 결의안 상정의 적법성과 긴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 의장은 “긴급한 사안의 경우 집회 공고 예외가 가능하다”며 “국회에서 특별법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의회가 침묵하는 것이야말로 책임 방기이다”고 밝혔다.

    또 “법적 구속력과는 별개로 대의기관으로서 시민의 뜻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며 결의안을 ‘정치적 의사표시’로 규정했다. 이는 주민투표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시의회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남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민숙 의원(비례)과 방진영 의원(유성구2)은 절차적 문제를 이유로 본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행정통합과 주민 의견수렴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결의안이 실제 주민투표로 이어질 현실적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안건이 완성되기 전 임시회 소집이 공고된 점과 ‘긴급성’을 이유로 절차를 압축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국회 논의 일정과 주민투표법상 소요 기간을 고려할 때, 결의안이 제도적 절차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들은 “주민 의견을 묻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실현 가능성을 알면서도 결의를 밀어붙이는 방식이 문제”라며 “결국 정치적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재경 대전충남행정통합특별위원장(국민·서구3)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발의한 통합 특별법안을 겨냥해 “광주·전남 특별법과 비교해 재정과 권한 측면에서 강제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행정통합의 출발점은 지방분권과 강한 지방정부 구현”이라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법안의 내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결의안은 제도적 변수를 만들기보다는 시의회가 통합 논의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보여주는 정치적 신호”라며 “당분간 행정통합을 둘러싼 지역 정치의 긴장은 시의회를 중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란은 행정통합의 찬반 대립이라기보다, 통합 국면에서 시의회가 어떤 방식으로 개입할 것인지를 둘러싼 주도권 충돌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결의안이 채택되더라도 법적 구속력은 없고, 실제 주민투표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