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간 작가, 청주 갤러리PA서 ‘노근리 일기–소리 내지 않고 시를 읊기’展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의 목소리, 예술로 되살아나다영상·설치작업으로 ‘기억과 공감의 시학’ 구현
  • ▲ 박인간 작가의 전시 ‘노근리 일기–소리 내지 않고 시를 읊기’는 청주 갤러리PA에서 23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노근리 평화기념관 2층에 설치된 정경.ⓒ청주 갤러리PA
    ▲ 박인간 작가의 전시 ‘노근리 일기–소리 내지 않고 시를 읊기’는 청주 갤러리PA에서 23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노근리 평화기념관 2층에 설치된 정경.ⓒ청주 갤러리PA
    한국전쟁의 비극을 환상시(幻想詩)의 언어로 되살린 박인간(박인옥) 작가가 청주 갤러리PA에서 신작 전시 ‘노근리 일기–소리 내지 않고 시를 읊기’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전쟁과 인간성 상실의 상처를 시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며, 예술이 기억을 되살리고 치유로 확장되는 과정을 담는다.

    ◇“죽은 자들이 시로 돌아온다”

    박 작가는 “환상시는 현실의 이면을 다루며, 죽은 민간인을 주인공으로 소환한다”고 말한다. 그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드러내고 이를 기억으로 불러들이는 주문 같은 작용을 통해, 과거의 사람들과 동시대의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을 작품 안에서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전시의 중심은 ‘노근리 사건’ 생존 피해자와 유가족의 목소리를 시각화한 ‘목소리 그림’이다. 작가는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의 ‘목소리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개인의 기억과 집단의 상처를 화면 위에 시처럼 엮었다.
  • ▲ 노근리 쌍굴 벽의 총탄 흔적 표식.ⓒ청주 갤러리PA
    ▲ 노근리 쌍굴 벽의 총탄 흔적 표식.ⓒ청주 갤러리PA
    ◇쌍굴의 밤, ‘깊은 슬픔’의 영상으로

    작품 중 일부는 노근리 쌍굴의 시간대를 재현한 영상 설치물이다. 총성 속에서 태어난 아기를 주인공으로 한 영상은 전쟁의 어둠과 생명의 아이러니를 동시에 보여주며, “깊은 슬픔의 정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낮에는 총탄 자국과 흔적들이 빛 아래 드러나며, 새로운 설치작업으로 이어진다.

    한편 박인간(박인옥) 작가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미술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지금까지 13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국내외 그룹전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23일부터 30일까지 청주 갤러리PA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이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 ▲ 노근리 평화공원 내 평화의 쉼터 건물의 계단.ⓒ청주 갤러리PA
    ▲ 노근리 평화공원 내 평화의 쉼터 건물의 계단.ⓒ청주 갤러리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