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과 빛이 만든 무한의 화폭, 통도사 보경호에서 ‘물 위의 전시–자유에로’ 개막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 ‘성파선예전’에서 이어진 예술적 수행, 자연 속으로 확장
  • ▲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참여하거 있는 성파 스님이  통도사에서 ‘물위의 전시’를 개막했다. 사진은 보경호 옻칠화.ⓒ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
    ▲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참여하거 있는 성파 스님이 통도사에서 ‘물위의 전시’를 개막했다. 사진은 보경호 옻칠화.ⓒ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
    통도사의 맑은 보경호 수면 위, 옻빛이 반짝이며 물결을 따라 흩어진다.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이 펼친 새로운 예술 수행, ‘물 위의 전시–자유에로’가 12일 막을 올렸다.

    500여 명의 스님과 신도가 숨을 고른 채 지켜보는 가운데, 200여 점의 옻칠 회화가 잔잔한 호수 위로 띄워졌다. 자연의 호흡에 따라 떠오르고 흘러가는 순간, 예술은 수행이 되고, 수행은 예술이 된다.

    성파 스님은 이번 전시에 대해 “자연이 화폭이고, 빛과 바람이 붓이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내 마음도 그 속에 함께 비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작품들은 바람이 스치면 흔들리고, 햇살이 비추면 빛의 결이 달라진다. 스스로 완결되지 않은 채, 자연과 더불어 완성되는 예술이다.

    이번 ‘물 위의 전시’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 성파선예전–명명백백에서 100m 한지 작업으로 주목받은 도전의 연장선에 있다. 청주에서 실험된 전통의 확장은 이제 영축산 자락 보경호로 옮겨와, 물과 하늘, 바람과 빛이 함께 만드는 거대한 공간 미술로 변주됐다.

    보경호는 지난해 조성된 인공호수로, 영축산의 그림자가 수면 위에 길게 드리운다. 주변 4만 평의 메밀꽃밭이 설원처럼 이어지고, 그 한가운데에서 옻빛 회화가 유영하며 시각과 사색을 동시에 자극한다.
  • ▲ 통도사 보경호 수면 위로 떠오른 성파 스님의 옻칠 회화 작품 여러점이 바람과 빛을 따라 유영하고 있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
    ▲ 통도사 보경호 수면 위로 떠오른 성파 스님의 옻칠 회화 작품 여러점이 바람과 빛을 따라 유영하고 있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
    스님이 직접 쓴 한시, ‘靈鷲山中寶鏡湖, 景光無盡自明來(영축산중보경호, 경광무진자명래)’ —“영축산의 품 안 보경호, 그 경광은 다함이 없고 스스로 밝도다”라는 시 속 구절은 전시의 철학이자 메시지다.

    자연의 빛과 마음의 고요가 만나는 지점에서, 예술은 수행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성파 스님은 서예·도자·염색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 수행자이자, 조계종의 정신적 지도자다.

    그는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에서도 인간 내면의 ‘명명백백(明明白白)’한 진리를 옻칠 회화로 형상화해 관람객의 찬사를 받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직접 찾아 관람하며 화제를 모은 것도 이런 예술적 울림 때문이었다.

    ‘물 위의 전시–자유에로’는 오는 19일까지 통도사 보경호에서 열린다.

    한편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문화제조창을 비롯한 청주시 일원에서 11월 2일까지 계속된다. 월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다.
  • ▲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 ‘성파선예전-명명백백’.ⓒ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
    ▲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 ‘성파선예전-명명백백’.ⓒ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