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환·셰인 구포그·이종태, ‘충북형 글로벌 허브 전략’ 제안셰인 구포그 “자연과 도시 공존 충북, 글로벌 테스트베드 매력”“머무는 도시, 창의성 세계화, 지역 브랜드 도약”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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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이종태 본정 대표, 셰인 구포그, 장준환 변호사가 22일 청주 본정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충북의 다음 스텝은 서울이 아니라 세계다.”충북 청주에서 지역과 세계를 잇는 글로벌 비전이 제시됐다. 충북이 더 이상 서울을 따라가는 ‘2등 전략’에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세계와 연결되는 도시로 도약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진 것이다.지난 22일 청주 초콜릿 전문기업 본정(本情) 본사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장준환 갤러리 장(Gallery Chang) 대표, 세계적 작가 셰인 구포그(Shane Guffogg), 본정 이종태 대표가 참여했다.이번 좌담회는 재미 교포 변호사, 미국 작가, 충북 향토기업인 등 민간인 3명이 지역과 세계를 잇는 글로벌 비전을 내놨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좌담회는 같은 날 오전 충북대학교에서 진행된 ‘문화·기술 융복합 특강’을 계기로 마련됐으며, 문화·예술·지역 브랜드가 어우러진 충북형 글로벌 전략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
- ▲ 장준환 변호사와 셰인 구포그 작가, 이종태 본정 대표가 본정 본사에서 좌담회를 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서울 추격 넘어 곧장 세계로”…좌담회 의미이날 좌담회는 단순한 기업 행사나 교류 자리가 아니라, 충북의 도시 미래와 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상징적 장이었다.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충북의 다음 스텝은 서울이 아니라 세계”라고 강조했다.특히 청주라는 무대를 선택한 데에는 의미가 깊다. 충북은 행정 수도 세종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자, 바이오·이차전지·반도체 등 첨단 산업이 집적된 지역이다. 동시에 속리산·청남대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전통 문화자원까지 갖춰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테스트베드’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좌담회는 이러한 조건을 바탕으로 충북이 ‘글로벌 허브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
- ▲ 장준환 변호사와 셰인 구포그 작가.ⓒ이길표 기자
◇장준환 변호사 “머무는 콘텐츠가 없으면 지역 경제는 커지지 않아”장 변호사는 좌담회에서 “충북은 단순히 교통망과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그는 “많은 지방 도시들은 관광객이 잠시 들렀다 떠나는 데 그친다. 하지만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사람들이 하루 더 머무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머무는 도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그는 그 조건으로 야간 경제 활성화를 꼽았다. “밤이 살아야 도시가 산다. 젊은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가족 단위가 찾을 수 있는 야간 문화 행사, 지역 특색을 살린 야시장 등이 늘어나야 한다”고 제시했다.또 “기차와 도로가 연결돼도, 머무는 콘텐츠가 없으면 지역 경제는 커지지 않는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야간 스키와 콘서트가 지역 숙박·외식업을 살린 것처럼 충북도 ‘밤의 경제’를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청년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성공은 거대한 도약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작은 성공이 차곡차곡 쌓여야 한다. 충북에서 작은 성취를 이어가며, 그 자신감을 세계 무대까지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 이종태 본정 대표가 셰인 구포그 작가와 함께 본정에서 문현동 옹기장 전시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이길표 기자
◇셰인 구포그 작가 “충북은 글로벌 테스트베드, 카페 문화는 예술”세계적 작가 셰인 구포그는 충북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제시했다.그는 “청주로 오는 길에 본 풍경이 뉴잉글랜드 교외나 뉴욕 근교의 시골을 떠올리게 했다”며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충북은 글로벌 테스트베드로서 충분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구포그는 특히 한국 카페 문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카페는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다. 각각의 디자인과 콘셉트가 예술작품처럼 느껴졌다. 고속도로 휴게소마저도 창의성이 살아 있었다. 이런 문화적 감각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구포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도 소개했다. “내 작업은 시간의 층위를 겹겹이 쌓아 올려 하나의 캔버스에 담는 것이다. 이는 양자컴퓨팅의 중첩 개념과 닮았다”며 “예술과 과학은 서로 다른 언어 같지만, 본질에서는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말했다.좌담회에서 그는 “충북에서 시작된 작은 문화적 실험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확산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한국과 꾸준히 교류하겠다”고 밝혔다. -
- ▲ 이종태 본정 대표.ⓒ이길표 기자
◇이종태 대표 “지역 브랜드, 세계 문화 프로젝트 주체로”본정을 이끄는 이종태 대표는 좌담회의 무게 중심을 ‘지역 브랜드’에 맞췄다. 그는 “문화적 흐름은 종종 대도시가 아니라 작은 도시에서 시작된다. 프랑스 인상주의가 시골 마을에서 태동했듯, 충북에서도 세계적 흐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브랜드는 단순히 팔리는 상품이 아니라 문화 교류의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본정은 뉴욕 갤러리와 협업을 통해 충북 브랜드가 글로벌 문화 플랫폼에 진입한 첫 사례를 만들었다. 앞으로도 세계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해 본정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또 그는 “도시 인구는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문화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는 커질 수 있다. 지역 기업이 문화와 손잡으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충북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날까지 본정도 문화 파트너로서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
- ▲ 세계적인 작가 셰인 구포그가 본정에서 문현동 전시장에서 옹기 그림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길표 기자
◇“충북의 미래는 서울이 아니라 세계”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충북이 서울을 따라잡는 데 만족할 것이 아니라, 세계와 직접 연결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충북은 이미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서 세계적 기업과 경쟁하고 있으며, 청주공항을 통한 글로벌 교역도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문화·예술, 지역 브랜드가 결합하면 충북은 단순한 산업도시를 넘어 ‘글로벌 문화·기술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좌담회에 참석했던 한 지역 인사는 “오늘 논의는 충북이 산업·경제뿐 아니라 문화적 상상력을 통해 세계와 연결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말했다. 충북 역시 문화적 창의성과 지역 기업의 참여, 글로벌 아티스트와의 교류를 통해 비슷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이번 좌담회에서 세 인물은 각각 다른 시각을 제시했지만, 방향은 같았다. 장준환은 “머무는 도시”, 셰인 구포그는 “문화적 창의성의 세계화”, 이종태는 “지역 브랜드의 글로벌 도약”을 강조하며, 충북의 미래를 한목소리로 제안했다. -
- ▲ 장준현 미국 뉴욕주 변호사가 청주 본정 문현동 옹기 전시장에서 옹기 제작과정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 100년이 넘는 물레 위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이길표 기자
◇세 인물, 각각 다른 시각을 제시했지만 ‘방향은 같았다’이번 좌담회가 던진 메시지는 충북만의 과제가 아니다.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프랑스 리옹, 일본 후쿠오카 등도 ‘지방 도시’에서 ‘세계 도시’로 도약한 사례로 꼽힌다.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산업 경쟁력 위에 문화·예술·브랜드를 결합해 글로벌 무대에 선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