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도, 밥도 못 먹어”…일상 무너진 1만7천여 세대어린이집·식당·숙박업소까지 직격탄…지역경제도 ‘멈춤’수자원공사 7일 새벽 복구 완료…“고층아파트‧고지대는 오후쯤 공급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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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평 수돗물 단수사태로 사흘 만에 복구됐지만 7일 오전까지 수돗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증평 충청어린이집이 원생들의 용변 처리를 위해 인근 논에서 받아다 놓은 물.ⓒ사진 충청어린이집
충북 증평군에서 발생한 대규모 단수 사태가 사흘 만에 긴급 복구되면서 수돗물 공급이 일부 재개됐다. 그러나 고층아파트와 고지대, 단독주택은 여전히 물이 닿지 않아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증평읍 일대 1만7천여 가구는 지난 5일 새벽 도안면 도성리 인근 증평 배수지 유입 관로 누수로 시작된 단수 사태로 인해 3일 동안 물 없이 생활해야 했다. 해당 관로는 충주댐 광역상수도 증평계통(1단계)으로, 관로가 터지며 배수지 수위가 급감했고, 5일 오후부터 전면 단수가 시작됐다.단수는 주민들의 일상을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가정에서는 폭염 속 샤워조차 하지 못하고, 식사는 포기했다. 한 주민은 “사흘 동안 샤워를 못 하고, 밥도 못 해 먹었다”며 “밖에서 사 먹으려고 해도 식당이 모두 문을 닫아 주문도 못 했다. 이런 불편은 태어나 처음”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어린이집·식당·숙박업소 ‘직격탄’뉴데일리가 7일 오전 취재결과, 증평 충청어린이집은 1층에만 간헐적으로 물이 공급됐고, 2층과 3층은 전혀 나오지 않아 단축 수업이 불가피했다. 점심은 간편식으로 대체할 계획이며, 화장실 사용은 물론 아이들 손 씻기조차 어려워 여름철 감염병 확산 우려가 제기됐다. -
- ▲ 증평지역 단수 사태 사흘만에 수돗물이 7일 오전부터 공급되기 시작했지만, 충청어린이집 1층에 공급되는 수돗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사진 충청어린이집
이 어린이집은 “단수 사태가 발생한 사흘 동안 인근 논에서 논물을 길어다 급하게 화장실에 썼다”고 밝혔다.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증평지역 1만7천여 가구는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면서 생수를 이용해 아침밥은 그런대로 해먹을 수 있었지만, 불볕더위가 지속하는 한여름에 샤워 등 제대로 씻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특히 주민들은 “음식을 배달해 먹으려고 해도 수돗물 중단 사태로 인해 음식점이 영업하지 못해 시켜 먹을 수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음식점과 카페는 사실상 3일째 영업이 중단됐다. 한 음식점 주인은 “주방에 물이 없으니 손님은 받을 수도 없고, 화장실조차 못 쓴다”며 “장사를 못 한 피해를 누가 책임지냐”고 울분을 토했다.숙박업소도 마찬가지다. 한 여관 업주는 “우리 여관은 지하수를 써서 영업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수돗물만 쓰는 여관은 전부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
- ▲ 지난 5일 증평지역에 단수사태가 발생하자 보강천에서 한국수자원공사가 긴급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양승갑 기자
◇7일 새벽 복구 완료…“오후쯤 정상화 기대”증평군과 한국수자원공사는 긴급 복구작업을 벌여 7일 새벽 1시경 유입관로 복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로써 본격적인 수돗물 공급이 재개됐지만, 아직 수압이 약한 데다 지대가 높은 지역은 수돗물이 도달하지 않고 있다.한국수자원공사 충주수도지사 관계자는 “관로는 오늘 새벽 1시쯤에 복구가 완료됐고 배수지 수위도 회복 중이지만, 고지대는 오후 늦게야 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행정력을 투입해 정상화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주민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광역상수도망의 전면적인 안전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