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격차 해소, 기술보다 태도와 관계망이 핵심”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히 일상에 파고들고 있는 가운데, 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예비 노인 세대(55~64세)의 AI 인식 수준 향상을 위해 단순한 기술교육을 넘어 디지털에 대한 긍정적 태도 형성과 사회적 관계망 강화가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이인정 교수 연구팀은 4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예비 노인 1061명을 대상으로 한 AI 인식 예측 요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고령자 기술수용모델(STAM)에 기반한 예비 노인의 AI 인식 예측 요인’을 주제로 한 이번 연구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고령층의 포용 전략 마련을 위한 정책 기초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분석 결과, 디지털 기술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예비 노인의 AI 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도 중요한 변수였으며, 챗봇·음성인식 비서·디지털 금융 서비스 등 실제 사용 경험이 친숙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사회적 지지와 인간관계 네트워크, 즉 사회적 자본이 AI 수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기술교육을 넘어 사회적 연결망을 통한 정서적·인지적 지지가 디지털 포용의 핵심으로 떠오른 셈이다.

이인정 교수는 “향후 10년 내 고령 인구의 중심축이 되는 예비 노인 세대의 AI 인식 수준은 디지털 포용 정책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라며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 관계망, 경험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교육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의 성공은 단순한 기술 격차 해소가 아니라, 관계 격차와 인식 격차를 줄이는 데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디지털 포용 정책 수립을 위한 핵심 방향으로 심리·사회적 특성 기반의 교육과정 설계, 지역사회 중심의 집단 학습 환경 조성, AI 기술에 대한 윤리적·사회적 이해 증진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소득 및 학력 수준에 따른 AI 인식 격차 분석과 같은 후속 연구를 통해, 디지털 포용 정책의 효과성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정책 분석 모델 개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고령친화 사회로의 이행기에 맞춰 디지털 전환을 포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실질적 과제와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계와 정책 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