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보다 도정을 택한 선택…책임 있는 정치인의 ‘새로운 모범’‘베이밸리 메가시티’ 등 충남 미래 구상에 집중…‘실적과 신뢰로 답해야’
  •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지난 3월 1일 충남문예회관에서 열린 제106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충남도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지난 3월 1일 충남문예회관에서 열린 제106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충남도
    “지금은 저 김태흠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10일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조기 대선 불출마 선언은 단순한 정치적 포기 이상의 울림을 남긴다. 치열한 당내 경쟁과 차기 구도에 대한 정치권의 온갖 셈법 속에서도 그는 ‘충남’이라는 이름을 앞세웠다.

    정치인이 대선의 출마는 정치적 입지를 확장할 좋은 기회다. 특히 3선 국회의원 출신에, 여당 광역단체장을 지낸 인물이라면 대권 도전은 자연스러운 정치적 수순처럼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김 지사는 “대선 출마가 정치적 경력이나 차기 선거 준비를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스스로의 길을 접었다. 준비되지 않은 대권 도전보다는 ‘충남 도정’이라는 책무를 우선하겠다는 선택이다.

    그의 결정은 ‘정치적 야망’보다 ‘책임의 윤리’를 택한 것이다. 현직 단체장이 대선 도전을 이유로 임기 중 자리를 비우는 것은 늘 유권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어왔다. 김 지사는 그런 여론의 무게를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지역 발전을 위한 리더십의 일관성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임을 스스로 되새긴 것이다.

    특히 그의 1호 공약인 ‘베이밸리 메가시티’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역사업이 아니다. 충남 서해안과 경기만 일대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산업 구도를 재편하려는 국가적 규모의 사업이다. 이런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선 단체장의 장기적 비전과 안정된 추진력이 절대적이다. 임기 말까지의 ‘정치력’이 필요한 이유다.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그것이 단지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계산이 아닌 ‘국가와 지역에 대한 책임’을 중심에 둔 결정이라는 점이다. 그는 “극한 진영대립과 글로벌 관세전쟁 등 국내외 상황이 엄중하다”며, 이런 시국에서 개인의 정치적 행보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인이 이런 ‘타이밍의 절제’를 보여주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반(反)이재명 정서에만 기대는 대선 전략은 필패”라고 직언하며, 당의 자기성찰과 철학 정립을 촉구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정당의 본질과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던진 것이다.

    이제 김 지사에게 주어진 과제는 분명하다. 남은 임기 동안 충남을 미래로 이끄는 일이다. 반도체와 우주항공 등 신산업 기반 조성, 혁신도시 문제, 내포신도시 정비, 저출산·고령화 대응 등 산적한 과제를 하나하나 실현해 가는 과정에서 그는 진짜 정치인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정치는 결국 실적과 신뢰, 그리고 책임감이 남는다. 대선은 때가 되면 다시 도전할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김태흠에게 더 중요한 것은 ‘충남에서의 성공’이다. 그것이야말로 훗날 그가 더 높은 자리에 나서야 할 명분이자 자산이 될 것이다.

    ‘지금은 대선보다 충남이다.’
    김태흠 지사의 이번 결단이 단지 한 정치인의 선택을 넘어, 한국 정치의 방향성과 책임의 윤리를 다시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