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개발공사 이전·인평원·충북산업연수원 매입 ‘확정’지방채 늘리는 충북도, 원도심 활성화 명목에 ‘적정성 의문’소상공인 지원보다 부동산 매입? 충북도 정책 우선순위 비판
  • ▲ 충북도는 청주시 상당구 영동 102번지에 있는 한국산업연수원 부지(2239㎡)와 건물(4738.56㎡)을 매입, 청소년복합문화센터와 청소년종합진흥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이 건물의 매입비로 약 75억 원을 책정했으며, 리모델링 비용 등으로 추가 예산 등 총 198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산업연수원은 1972년에 건립된 4층 건물로, 2018년에 3층과 4층이 증축됐다.ⓒ뉴데일리
    ▲ 충북도는 청주시 상당구 영동 102번지에 있는 한국산업연수원 부지(2239㎡)와 건물(4738.56㎡)을 매입, 청소년복합문화센터와 청소년종합진흥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이 건물의 매입비로 약 75억 원을 책정했으며, 리모델링 비용 등으로 추가 예산 등 총 198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산업연수원은 1972년에 건립된 4층 건물로, 2018년에 3층과 4층이 증축됐다.ⓒ뉴데일리
    충북도가 산하기관 청사 이전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청주 원도심 활성화 구상에 따라 충북개발공사(신사옥 이전), 충북산업연수원(매입확정), 충북신용보증재단,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 등 6개 출연 기관의 사옥 이전이 완료되거나 추진 중이다. 그러나 해당 사업이 적절한 공론화와 타당성 검토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충북인평원의 청주 성안길 우리 문고 부지 매입 과정은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75억 원대의 경매가가 책정됐던 부동산을 94억 원에 매입하면서 예산 낭비 논란이 제기됐고, 외부 개입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충북신용보증재단 역시 300억~4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면서 이전의 적절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기관의 외곽 이전 또한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충북연구원의 외곽 이전은 도정 브레인으로서의 역할을 약화할 우려가 있으며, 게다가 충북연구원 건물은 지은 지도 얼마 되지 않는다. 충북학사 청주관을 고가의 도청 인근으로 옮기는 계획도 학생 복지 향상보다는 단순한 입지 이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이유로 한 산하기관 이전 사업은 명분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재정난과 경기 침체 속에서 예산 효율성에 대한 고민 없이 대규모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도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 충북도는 원도심 활성화라는 단편적 목표에 집착하기보다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꼼꼼히 따져 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선진 행정을 보여줘야 한다.
  • ▲ 충북개발공사 전경.ⓒ충북개발공사
    ▲ 충북개발공사 전경.ⓒ충북개발공사
    충북도가 긴축재정을 운영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충북도는 세수감소로 인해 지난해 1523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한 데 이어 2025년에 301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지방채는 곧 갚아야 할 부채다. 또 신용보증재단 이전 비용 300억~400억이면, 단순 계산으로 소상공인 수백 명에게 보증 및 보증료를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다. 

    21일 충남도와 대전시는 장기 경기 침체와 탄핵정국 혼란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소상공인 지원책을 발표하는 등 무너지는 지역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반면, 충북도의 연이은 부동산 매입 등의 추진은 인접 지자체와 동떨어진 정책이다.

    원도심 활성화는 꼭 건물을 매입하거나 공공기관이 미래 부동산 가치를 따져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실 대형건물을 임대해서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충남도는 내포 신도시 활성화를 위해 산하기관 이전 대부분이 임대형식이다.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새로 지어서 하는 것은 ‘하책(下策)’이다. 다만, 충북도가 빚을 내고 예산을 감축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동산 매입 방식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맞다.  

    마지막으로, 충북도의 2023년 기준 부채가 1조2천억원이다. 자립도는 ‘27.0%’로 전국 17개 시도 중 13위로 하위권이다. 이런데도 땅 사고 집 짓겠다는 데 내 돈이라면 이렇게 펑펑 써도 되는지 되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