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모 충북대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실패 충격’…“충남대에 내주고 또” 중요한 서울대 ‘대면 평가’ 강원·전북 도지사 참석 ‘총력전’… 충북은 ‘부지사 보내’단합 과시 ‘공동기자회견’ 전북은 여야의원 등 11명…충북, 야당 의원 4명만 참석유치 실패 ‘발전적 모멘텀·미래 먹거리 날려 ’…도민들 “누가 책임지나” 분노
  • ▲ 충북대학교는  6월 25일 국회 에서 송재봉 의원 등 청주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4명과 고창섭 총장이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다.ⓒ충북대학교
    ▲ 충북대학교는 6월 25일 국회 에서 송재봉 의원 등 청주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4명과 고창섭 총장이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다.ⓒ충북대학교
    충북도와 충북대학교가 교육부의 ‘반도체 공동연구소’ 공모사업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탈락해 지역 산업계는 물론 교육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3일 권역별 반도체공동연구소 공모사업 1차 평가를 통과한 충북대와 전북대, 강원대를 상대로 한 대면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전북대와 강원대를 최종 선정했다.

    충북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대기업인 SK하이닉스가 입지해 있고,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네패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입지해 전국 2위 반도체 생산 규모를 자랑하는 중부권 반도체 핵심 거점이어서 이번 공모사업 탈락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이번 공모에서 선정된 강원도와 전라북도의 정치권과 단체장들이 그동안 ‘반도체 공동연구소’ 유치를 위해 합심해 전개한 과정들이 알려지면서 충북지역 단체장과 정치권의 안일한 대응과 전략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반도체 공동연구소에서 진행된 대면평가에 김진태 강원도지사(국민의힘)는 육동한 춘천시장(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참석해 반도체공동연구소 선정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전라북도 역시 김관영 도지사가 대면평가에 참석해 전북대가 반도체사업 육성의 핵심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경쟁 지자체 단체장과 달리 충북은 김영환 도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모두 다른 업무를 이유로 대면평가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명규 충북도 경제부지사가 대신 참석, 대면평가에 응했다.

    전라북도는 지난 9일 정동영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6명과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김관영 전북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유희태 완주군수 등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통해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의 필요성과 전북대 선정을 촉구했다.
  • ▲ 전북대학교는 9일 정동영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6명과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김관영 전북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유희태 완주군수 등 11명이 참석해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전북대학교
    ▲ 전북대학교는 9일 정동영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6명과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김관영 전북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유희태 완주군수 등 11명이 참석해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전북대학교
    전북대의 ‘반도체공동연구소 공모’ 최종 선정은 정치권과 학계, 행정 등  ‘산-정-학-관 합작품’으로 평가된다.

    정동영 의원은 전북대 총장과 직접 산자부‧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전북대 반도체물성연구소 등을 적극 알렸고, 이철규 산자위원장 등을 통해 여야를 넘어선 전북지역 발전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등 전북대가 ‘반도체사업 육성의 핵심대학’이라는 것을 알렸다.

    충북대도 6월 2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송재봉 의원 등 청주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4명과, 고창섭 총장이 참석해 반도체 공동연구소 유치 촉구를 위한 충북권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문에는 충북출신 여야의원 13명이 서명했으나 회견장에는 지역 단체장이나 여당 국회의원은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충북도는 “충북이 수도권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선도기업인 SK하이닉스가 있어, 교육수요 및 산·학·연간 협력체계 구축여건이 타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반도체 공동연구소 지정을 위한 평가요소를 고려할 때, 다른 지자체보다 우수해 이를 최대한 피력해 대면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쟁 지자체 단체장들이 대면평가에 직접 참여하는 적극적인 유치 노력과 여야 국회의원들이 합심해 유치를 위해 발로 뛰는 모습을 충북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 실패로 충북은 앞으로 반도체 분야의 새로운 발전적 모멘텀을 마련할 수 없게 됐다.

    반도체 관련 업체 대표 A씨는 “충북은 반도체 산업이나 교육 여건 등 모든 면에서 경쟁 지역보다 유리한데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 경쟁에서 탈락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번 사태는 중부권 반도체 핵심거점지역의 체면을 구겼을 뿐만 아니라 충북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업체 대표 B씨는 “지난해 선정된 반도체 특성화 대학에 이어 반도체 공동 연구소는 대학과 반도체 관련 업체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중요한 시설로 알고 있다. 반도체 관련 인프라가 우세한데도 전북·강원 등 도세가 비슷한 지역과의 경쟁에서 탈락한 것은 지자체와 정치권의 안일한 대응 때문”이라고 비판했다.